요즘 각 가정은 김장 시즌을 맞아 한창 분주하다. 긴 겨울, 식탁을
지켜주는 기본 반찬은 역시 김장 김치고, 엄마들은 김치찌개,
김치두루치기, 김치전, 김칫국 등, 갖가지 변주된 김치 반찬으로
식구들의 입맛을 돋군다. 종로 2가 영풍문고 옆 '명동 만두'
.(02-733-2855)에서는 잘 익은 김치로 만든 몇 가지 김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데, 김치 만두가 간판 메뉴다. 20년 동안 분식업계에 종사했던
주인장 김봉진씨는 8년 전, 지금 자리에 명동 만두 터를 잡고,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 대충 익다 만 김치가 아니라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로
빚은 김씨의 김치 만두는 일대의 회사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내가 처음 명동 만두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도 김씨는 팔을 걷어 부치고
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소림사 주방장 같이 덩치 큰 김씨는 요리를
엄청나게 빨리 또 맛있게 만들기로 유명했다. 김치만두의 유명세를 바로
뒤쫓는 것이 바로 김치볶음밥과 김치찌개. 센불에 김치와 싱싱한 야채를
듬뿍 넣고 불판을 탁탁 치며 빠른 시간에 볶아내는 김치 볶음밥이나,
참치 통조림과 당면을 넣고 담백하게 끓여내는 김치찌개 모두 어설프게
익은 김치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명동 만두에서는 사시사철
꼬리꼬리 하게 잘 익은 김치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테이블 세 네 개
놓여있는 열평 남짓, 옹색한 가게 밖에 점심시간이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이유가 김치 요리뿐이랴, 이 집에서 늘 반찬으로 내놓는 칼칼한
꼬막무침과 콩나물무침은 밥도둑 소리를 들을 만큼 맛있다.

(정유희/월간PAPER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