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유례없는 일을 하려니 걸리는 것도 많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팀에서 SK에 선수 한명씩을 현금 트레이드하기로
한 KBO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현대와 두산은 곧 내놓을 선수를 가려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트레이드에는 아주 `민감한 사안' 두가지가 걸려있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한가지씩 고민을 떠안았다.

먼저 주는 쪽. 현대와 두산은 각각 20명과 21명의 보호선수 명단이
외부에 누설되지 않도록 꽁꽁 동여매느라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
양구단은 `살생부'를 이미 확정해놨다. 그러나 이 명단은 절대로
외부에 누출되선 안되며 거래가 끝나고 나면 불살라져야 한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풀어놔도 좋은 여느 보안사항과 달리 이 명단은
`영원한 비밀'로 남아야 하기 때문에 내내 긴장을 풀 수가 없다.
차후라도 누가 명단에 들고 안 들었는지가 알려지면 선수단 팀워크에
결코 좋을게 없기 때문이다.

받는 쪽인 SK도 거북한 구석은 있다. 20명 내에 드는 선수라면 당장
경기를 뛸 수 있는 주전급. 그러니 현대와 두산에서 부를 몸값이
만만찮을 것이지만 맘놓고 깎을 수가 없는 입장이다. 흥정을 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 자식'이 된 선수를 두고 "그만한 돈을 받을 능력은
없다"고 깎아내리는 것밖에 안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간 갓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의 사기를 짓밟는 결과가 될 수 있어서다. 이게 다 몸값을
합의하고 나서 발표되는 일반 현금 트레이드와는 정반대로 대상선수가
먼저 정해진 뒤에 몸값 협상이 시작되는 특이성 때문이다.

선수 지명은 5일 KBO 사무국에 3자 대표가 모여 하기로 돼 있었으나 SK가
"강병철 감독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양해를 구해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서 귀국하는 12일 이후로 일단 미뤄진 상태다.

'스포츠조선 박진형 기자 ji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