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발송 1300여명. 유명 디자이너의 드레스만 17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식장에는 구급차와 의료진이 대기한다. 식장 옆에는 취재
기자들이 행사 기사와 사진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프레스 룸이 문을
열고 언론사에는 일찌감치 결혼 식순과 무대 배치도까지 곁들인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내일(5일) 오후5시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리는 최진실 결혼 사건!
배우 최진실과 야구선수 조성민의 결혼식은 대중 문화가 창출하는 스타
이미지와 과시지향의 결혼 산업, 소비 문화가 한데 뭉쳐 거대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초대형 이벤트다.

지난 봄 채시라ㆍ김태욱 커플 탄생과 TV 연예프로그램을 휩쓴 개그맨
남희석 결혼식에 이어 이번 '최진실 결혼'을 둘러싼 소동은 이제
'연예인 결혼'이 상업용 오락 이벤트의 결정판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난 7월 전격적인 결혼 발표 후, 최진실ㆍ조성민 커플은 결혼식장을
정하고 웨딩 촬영을 하는 등 모든 단계마다 쉬지 않고 매스컴을 탔다.
TV와 여성잡지, 스포츠 신문 마다 앞을 다퉈 '부케는 이승연이 받을까
이영자가 받을까' '앗! 웨딩 촬영 현장은 여기'하는 식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결혼식 진행을 맡은 기획사 대표 손진기씨는 "그동안 다른
연예인들 결혼이 많았지만, 이번 결혼식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언론의
관심도 큰 데다가 연예계와 스포츠계 스타가 주인공인 만큼 스케일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스케일이 '다른' 만큼 이들의 선택은 곧 관련 업계를 바짝
긴장시켰다. 최진실ㆍ조성민 결혼은 '대한민국 최고의 결혼 공식'에 딱
들어맞는 트렌디 드라마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로 포장된 결혼식의
이면에는 또 철저한 '스타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다. 신부 화장은 누가
할지, 웨딩 드레스는 누구 디자인으로 고를지… '움직이는
광고판'이라고 부를 대중 스타들은 집 꾸밈 하나도 즉시 상품화되는
마당에, 그렇잖아도 과시적 경향이 있는 결혼 시장에서 이들의 선택은
즉각적인 마케팅 효과를 불러온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예식장, 신혼 여행지를 비롯해 신부 화장, 웨딩 드레스와 부케,
사진촬영 등 결혼관련 시장이 결혼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기회를 놓칠세라 나가사키의 테마공원을 야외촬영
장소로 제공했다. 새로 문 연 인도양의 한 휴양지로 신혼 여행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클럽 메드'는 신혼여행 사진을 자기네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짜'로 올릴 수 있는 특권까지 얻어냈다. 신문 광고를
낸다면 한 회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비용인데, '최진실ㆍ조성민
프리미엄'까지 얹어 광고비 한푼 안들이고 관광상품을 멋지게 홍보하는
셈이다.

함한희(전북대 고고문화 인류학과) 교수는 "연예인들의 요란한
결혼식과 이를 둘러싼 야단법석은 업계의 상업적인 전략"이라며 "또
한편으로는 대중의 영웅으로 자리잡은 연예인 우상화로 파악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오은하씨는 "대중이 최진실이란
배우를 오랫동안 알아온 만큼 최진실의 결혼을 바라보며 선망, 혹은 질시
같은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예인 결혼의 상품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 문화평론가
김지룡씨는 "고도의 연예인 마케팅이 한국을 앞서는 일본에서는 연예인
결혼 뿐 아니라 이혼도 이미 큰 상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