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 중견 종교학자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종교 체험을 종합 정리하는
야심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차옥숭(49) 한일장신대 교수는 최근 '한국인의 종교 경험:천도교ㆍ
대종교'(서광사)를 펴냈다. 차 교수는 3년 전 '한국인의 종교
경험:무교'(서광사)를 출간한 바 있으며, 증산교와 원불교도 종교
체험 정리를 마친 상태이다. 또한 불교와 그리스도교에 대해서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이어 유교도 다룰 예정이다.
"종교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거룩한 것과 만나는 절실한 체험입니다.
교리나 제의, 신앙 공동체 등은 종교적 체험에서 출발하여 이를
체계화, 집단화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아주 개인적인 것이어서 언어로
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이를 통해 종교의 본질을 밝혀보고
싶었습니다."
차 교수는 이화여대와 대학원에서 기독교학을 공부한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다. "여러 종교를 넘나들며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 데 매료되서"
종교학으로 전공을 바꾼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동학 운동이
민중 신학의 형성에 미친 영향'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차 교수는 귀국 직후부터 녹음기를 들고 종교 체험의 현장을 찾기
시작했다. "삶의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종교 경험의 이해 없이 책상에서
하는 관념적인 연구를 통해서는 종교 연구가 완전해 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다른 종교를 이해하는 데 이론보다는
체험이 훨씬 좋은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한국 종교의 밑바탕을 이루는 무속을 주로 찾아 다니던 그는 94년
'동학의 구원관'이란 논문을 준비하면서 다른 종교들로 관심의 폭을
넓혔다. 차 교수는 "종교 경험의 형태와 해석 틀은 다양하지만 자신을
완전히 비우는 '나 없음'이 공통적인 특징"이라며 "한국의 종교들은
또한 경험을 이웃에 전달하는 '나눔'을 중요한 요소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선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