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신 묻힌 곳…
화려한 치장에 요염한 여인의 자태 연상케 ##
닛코엔 에도막부의 기초를 닦은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의
시신이 묻혀 있는 도쇼구가 있는데, 유네스코는 지난해 12월, 인근
닌노지와 후타라산신사와 하나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일본의 신사가 대개 그러하듯 도쇼구도 삼나무 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그 위엔
'신교'가 걸려 있다. 세속에서 벗어나 신의 영지로 이르는
길이라서 그런지 신교는 붉은 칠을 하고 있다. 그것을 건너자 닌노지가
나타난다. 그 한가운데 지금도 참선하는 승려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삼불당'이 당당하다.
문제의 도쇼구는 그 뒤쪽의 커다란 '이치노도리'를 지나서야
등장하는데, 그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정문인 요메이몬이
신교와는 비교되지 않는 호화 현란함으로 눈을 부시게 하기 때문이다.
지붕의 형태나 기둥의 장식만으로도 숨을 멈추게 하는데, 그것도
모자라는지 처마 아래의 공포를 금박을 사용하여 화려한 채색
조각으로 뒤덮여 놓아 목조건축물이 갖는 단순 소박함은 간 곳 없고 대신
베르사이유 궁전의 '거울의 방'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현란함으로
가득 차 있어서이다. 일본 최후의 궁대공(신사나 절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목수)이라 부르는 니시오카 쓰네이치씨는 일본이 자랑하는 현존
세계 최고의 목조건축물 호류지(법륭사, 7세기 건립)와 이
도쇼구(17세기)를 이렇게 비교한 적이 있다.
"호류지는 태어난 그대로의, 애초의 생명 그대로의, 늠름하되 아무런
꾸밈이 없는, 샅바 하나만으로 너끈히 남을 압도할 만한 힘을 지닌
'요코즈나(횡강, 스모의 최고장사)이다. 이에 비하면 도쇼구 건축은
기생이다. 버들가지처럼 가늘고 부드러운 허리에, 머리에는 요란한
비녀를 꽂고 시마다(머리 모양의 하나)로 쪽을 올렸는가 하면, 겉옷을
예쁘게 받쳐입고 딸깍딸깍 소리 나는 옻칠을 한 게다(나막신)를 신는 등
이래도 안 쳐다볼 테냐는 듯한 기생처럼 한껏 멋을 부렸다. 그러면서도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붙이면 금세 앞으로 꼬꾸라지고 말 것 같다."
일본의 건축은 무로마치(실정, 1338∼1573) 시대 이후로 구조 중심에서
장식 중심으로 바뀌었는데, 도쇼구는 장식중심의 대표작인 것이다. 우리
건축도 14세기 말 조선의 건국으로 주심포 건축에서 장식성이 강한
다포식으로 바뀌었으니까 한ㆍ일 양국의 건축은 거의 비슷한 시기,
비슷한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정도는 일본이 더 심했다고
볼 수 있다. 호화 현란하긴 요메이몬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도쇼구의
본전을 뒤로 하고 돌계단을 따라 10분 이상 걸어 올라가면
후타라산 신사를 만날 수 있다.
# 정보
닛코는 도쿄에서 열차로 1시간40분 정도 소요되며, 도쇼구는 닛코 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다. 이곳은 193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입장권
한 장으로 닌노지, 도쇼구, 후타라산 신사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권삼윤 역사여행가 tumid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