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수 소냐(20)는 지난해 4월 화제를 일으키며 데뷔했다. '역경을 딛고
가수 꿈을 이룬 혼혈 고아 소녀'의 성공담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때 만난 소냐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1년반 만에 2집 '필링 업(Filling Up)'을 들고 돌아온 소냐는
놀랄만큼 달라졌다. 농담을 해가며 스스럼 없이 웃고 얘기하는 모습은
자신감과 여유가 있었다. 어설프던 신인 티를 벗고 훌쩍 커버렸다는
느낌을 줬다.
"뮤지컬에 출연하고 외국 공연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마음
속으로도 어떤 무대에서건 절대 뒤로 물러나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고
다짐하곤 해요."
소냐는 지난해 대형 뮤지컬 '페임' 여주인공으로 가창력과 연기력을
호평받았다. 지난 5월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유망 신인 쇼케이스에
초청됐고, 7월엔 일본 NHK라디오 주최 한-중-일 콘서트에 나갔다. 12월엔
일본에서 싱글 음반을 낸다. 신인으로선 간단치 않은 내공을 쌓은
셈이다.
새 앨범 타이틀곡은 달콤한 팝발라드 '내가 아닌가요'. "인터넷에
올려 2800명의 투표로 골랐다"는 곡이다. 리듬앤블루스 '원스
어게인', 펑키 댄스 '테이크 잇 백', 우타다 히카루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무빙 온 위드아웃 유', 시어처럼 영롱한 앙드레 가뇽 곡
'어리석은 이별' 등 다채롭다.
겉모습에서 풍기는 자신감과 여유는 앨범에도 오롯이 배어있다. 곡마다
귀에 착착 감기는 블랙필 음색과 윤기나는 애드립은 성숙해진 소냐를
실감나게 만든다. 보컬은 볼라보게 극적이고 표정이 풍부하다. 록가수
윤도현이 그랬듯, 뮤지컬에서 드라마틱하고 섬세한 창법을 훈련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소냐는 두달된 슈나이저종 강아지를 안고 나왔다. "집에 혼자 놔두기
뭣해 데리고 다닌다"고 했다. 강아지 맡기는 '호텔'이 있지 않느냐
묻자 소냐는 정색을 했다. "강아지도 따뜻한 사람 손길을 느껴야 잘
자라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