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조선일보 베스트셀러 10」을 보며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입니다. 요즘 독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리포터가 순위에서
아예 빠져 버렸으니까요.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전국 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교보 영풍 반디앤루니스 등 시내 12개 대형서점들이 이 책을 팔지
않기로 결의했기 때문입니다. 각 서점에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도서정가제 파문이 있습니다.
도서정가제를 둘러싸고 출판사와 대형서점, 인터넷서점이 힘겨루기를
하는 와중에 소비자들만 영문도 모른 채 불편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도서정가제와 해리포터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해리포터를 출판한
문학수첩이 인터넷서점에 책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대형서점들이 제재를
가한 것입니다. 출판사들의 압력 때문이죠. 얼마 전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출판인회의는 도서정가제를 파괴하고 있는 할인 인터넷서점에 책
공급을 중단했고, 대형서점들도 이에 동조해 인터넷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에 대해서는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알라딘을 비롯한 인터넷서점들은 출판사들의 공급중단을 담합행위로
고발할 방침이며, 출판인회의는 인터넷서점들을 저작권 침해로
형사고발할 태세입니다.

책은 공산품과 달리 문화적 산물이므로 무조건 시장논리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 출판인회의의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인터넷서점은 소비자
이익을 위해 정가제는 붕괴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 출판인은
"출판사들이 지금껏 대형서점들에 질질 끌려다녔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 싸움은 인터넷서점과의 싸움이 아니라 출판유통 전반의 개혁을
위한 싸움"이라고 하더군요. 어음지불 관행 등 기존 대형서점과
도매상의 횡포를 제거해야 한다는 유통개혁 필요성에는 양측의 이해가
일치합니다. 도서정가제에 대해서도 출판계 내부 의견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인터넷서점의 등장이 출판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거나,
가격규제가 시대착오라는 견해도 있으니까요.

어쨌거나 해리포터가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양 측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