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첫째날,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경제가 정책 대응을 잘못할 경우 제2의 IMF 위기가 초래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있다고 진단하고, 정부 경제팀이 이에 안일하게 대처해왔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내각 전면교체 또는 경제팀 교체도 주장했다.

◆ 남미식 경제 우려

의원들은 한결같이 지금의 우리 경제를 총체적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정부가 경제위기를 완전극복했다는 자만으로 구조조정을 느슨하게 해 제2의 IMF 사태가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동욱 의원은 “금융 구조조정 실패로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을 109조원이나 쏟아붓고도 자금시장은 극도로 왜곡되고 건실한 기업마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장재식 의원은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자금시장은 얼어붙은 지 오래 되었다”면서 “자본시장의 핵심인 주식시장이 반토막 나 100조원만 투입하면 상장기업 706개를 모조리 살 수 있고, 채권시장에서도 투신사 종금사들이 회사채 매입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원인은 정책 실패

위기 초래의 원인으로 의원들은 대외 여건 악화라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의 일관성 없고 안일한 정책 대응이 위기상황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현욱 의원은 “엄격한 시장규율을 정립해야 할 정부가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은 소홀히 한 채, 기업과 금융기관의 의사결정에 원칙없이 개입함으로써 시장교란과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재식 의원도 “금년말까지 14조원, 내년중 60조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하고, 시장경제의 심장인 증권시장이 침체에 빠지는 등 자본시장 전체가 혼수상태”라면서 “이러고도 시장경제를 운용해 나갈 수 있다고 보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대통령이 국가정책 우선순위를 ‘IMF 사태 극복’에서 작년 10월 이후 ‘대북관계 개선’으로 바꾼 것과, 정책참모들간 마찰, 무능력한 가신의 농간 등이 경제 위기를 불러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경제팀 비판

민주당 강현욱 의원은 “정부 당국자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앞으로 5대 재벌기업에는 더이상 부실문제가 없다’ ‘우리 주가는 과소평가되어 있어 앞으로 오를 것이다’라고 공언함으로써 국민적 불신과 실망을 낳았다”고 경제팀을 정면 비판했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대통령의 정책참모들 가운데 시장경제주의자와 통합경제주의자간의 마찰이 정책의 일관성을 결여시키고 경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 대책 주문

민주당 의원들은 ‘초당적 협력’을,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등 국민화합 조치’를 주문했다. 민주당 강현욱 의원은 공직자 봉급 동결을 요구했고, 장재식 의원은 획기적인 증권시장 활성화 대책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지금까지의 실정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총리는 스스로 물러나고 개각 단행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는 없는지”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