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처럼 무한한 자원은 마음대로 쓰되, 유한한 자원은 되도록 쓰지
말자는 게 제 건축의 정신입니다."

생태건축의 세계적 선구자인 이탈리아 출신 미국 건축가 파올로 솔레리
(81)가 '세계 건축환경디자인대회'에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솔레리는 이미 1960년대부터 건축과 환경을 결합시킨 '아콜로지'라는
단어를 만들었으며 70년대에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생태적 환경을
고려한 실험 인공마을인 '아코산티'를 건설, 지금까지 다양한 생태건축
실험을 해오고 있다. 지금도 50~100명의 예술가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이 마을 건물들은 태양열 채광을 극대화하는 등 연료 사용과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온실에서 채소를 경작하는 등 최대한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있다.

15일 오전 강연을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솔레리는 건축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검약'을 강조했다.

"다른 동물들은 모두 자제할 줄 아는 데 반해, 오직 인간만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려고 하지요."

그는 "20세기 내내 인간들이 '더 많은 것이 더 좋은 것'이란 구호
아래 물질적 확대만 추구한 결과가 지금의 악화된 환경을 남겼다"며
"21세기 인간생활의 모토는 '적게 쓰면서 보다 정신적으로 풍요하게
살자'는 것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넷의 발전도 결국은
지식(knowledge)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양만 증가한다는
점에서 정신적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60년대엔 '몽상가'로 불리기도 했던 솔레리는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진 현대 도시의 규모를 줄이면서 보다 자연친화적이면서 공동체
의식을 회복할 수 있는 중소도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