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직 전 조직위원장 사퇴, 정몽준·이연택 공동위원장 체제 출범,
그리고 홈페이지 사건과 관련한 최창신 전 사무총장의 사표…. 최근 몇
개월 새 월드컵축구 조직위원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격변 이후
내부동요를 추스르는 중심역할을 할 사무총장의 인선이 보름 넘게
이뤄지지 않아 조직위의 표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사무총장은 월드컵 준비의 실무 총책임자이다. 경기장 건설, 대회
운영, 방송, 대내외적 수익사업 등 챙겨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측 수익금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FIFA(국제축구연맹)나 FIFA의
마케팅 대행업체 ISL(마케팅사)과 담판도 해야 한다. 최 전 총장은 지난
4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개인적 노력이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FIFA나 일본조직위원회와 협의를 해올 수 있었다.
그렇게 '쉽지 않은'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여러 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료부터 체육계 인사까지 다양하다. 여권
실세가 누구 누구를 민다는 말도 들린다. '일은 저절로 굴러갈 것이니
자리 지키며 생색이나 내자'는 안이한 생각인지 모른다.
하지만 월드컵 조직위 사무총장은 절대로 한가하지 않다. 조직
장악력과 기획력은 물론,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소화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최 전 총장은 "주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교관
이상의 협상력이 필요했던 적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릇된 판단으로 월드컵 준비에 차질이 생기면 누가 책임지려는가.
공동위원장 출범을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해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더욱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