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선수들이 운동장을 뒹굴며 승리를 만끽하는 사이
두산 더그아웃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진필중은 아
예 고개를 파묻고 흐느꼈다. 다른 선수들의 눈시울도 붉
어졌다. "3연패 뒤 어렵게 3연승을 하며 마지막까지 최
선을 다했는데…." 차명주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손가
락 수술을 받아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김동주는 죄인처
럼 동료들에게 자꾸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현대 선수들의 자축 행사가 끝난 뒤까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있던 두산 응원단 1000여명은 두산 선수들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두산 선수들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피어났다. "우리는 내년에 반드시 (현대가 서 있는) 저
자리에 설 겁니다. 저 팬들을 또 실망시킬 순 없잖아요."
정수근의 말은 두산의 저력을 기대하게 했다.

( 수원=고석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