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이 7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될지…. 막판 판세는 손에 땀을 적시는
접전이다. 양당은 그 어느 때보다 투표 참가를 호소하는데 주력했다.

'한 표에 달려있다'는 목소리가 방송이나 서한은 물론 이메일에서도
막판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난파된 배가 SOS를 치는 것처럼 다급하다.
하지만 18세 이상 2억600만명의 유권자 중 1억여명이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대선 투표율치고는 사상 최저였던
지난 96년의 49%를 밑돌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이라는 통상적인 의결 정족수 미달조차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최근 하버드대학 쇼렌스타인 센터가 도대체 왜 투표를 안하는가,
비투표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정치에 싫증을 느끼고
무관심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5%를 차지했다. 네 명 중 한 명 꼴은
끊임없는 스핀(여론조작), 무분별한 정치광고, 돈선거등 정치풍토에 화가
나서 투표를 안하겠다고 답했다. 비투표자들의 절반은 정치인이
거짓말장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80%는 '당선되기 위해서는 무슨
말이든 하는 사람들'로 여기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무관심은 심각하다. 4400만 명의 젊은층 가운데 3분의2가
투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권자들의 평균 나이는 49세이지만,
비투표자들의 평균 나이는 39세다. 토마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는
"의무감이 없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미국은 131개 민주주의 국가 중 투표율로 따지면 113번째라고 통계는
말한다. 현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미국 대선의 명암을 과연 어떻게
풀 것인가. 미국 정치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는 숙제지만, 앞으로는
꼭 남의 일만이 아닐 수도 있다.

(주용중 워싱턴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