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급 장애인, 내 손과 다리는 장식품인지 내 마음대로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네/ 더러워진 얼굴을 깨끗이 닦고 싶어도/ 저 넓은
세상을 내 다리로 마음껏 밟아보고 싶어도/ 나는 그럴 수 없는
1급장애인/ 늘 휠체어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네.」

경기 남양주시 신망애 재활원에서 만난 지체장애인 하재연(33)씨는
뒤틀리는 손 대신 헬멧에 스틱을 달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안타까움을 토해냈다.

지난 3월부터 8개월간「장애인과 함께 하는 사회」라는 타이틀로
본지에 연재된 장애인 시리즈는 감동과 절망을 전하며 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외다리 수영강사 이환경씨, 의족으로 해외 배낭여행 다닌
김모씨, 초등학교 청각장애 탁구선수 이지연양…. 이들은 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의 대명사였다. 자신도 어려운 처지이면서 장애인 돕기에
나선 이들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수익성도 없는 장애인 신발을
만드는 세창구두연구소 대표 남궁정보씨는 『어린이 장애인 신발을 만들
때마다 안쓰러워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아직 우리 사회의 그늘 속에서 울고
있었다. 지체장애인들은 가파른 경사로 위의 관공서를 쳐다보며 「갈 수
없는 나라」를 한탄했다. 동네 주민들의 반발에 밀려 재활원 짓기를
포기해야 하는 화상장애인들은 『전염병을 옮기는 것도 아닌데…』라며
한숨지었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외면하는 대기업, 장애인 복지상담사
고용을 의무화하고도 19년째 지키지 않는 정부. 우리 사회가 바로 「장애
사회」였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재활단체인 다운센터 소장 성희선씨는 『하느라고
하지만, 장애인들끼리 홀로 서기에는 힘에 부친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호소했다. 신체의 고통 속에 절망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까지 장애인으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