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한국문학 권위자 사에구사 교수 ##


사에구사 도시카쓰(59) 교수(일본 국립도쿄외국어대)는 일본에서
한국문학 연구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그가 '채만식 50주기'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29일 조선일보와 인터뷰 했다.

-채만식 문학의 특징은 무엇인가.

"나는 그의 대표작 '탁류'를 일어로 번역했다. 김유정, 채만식,
이문구 등을 번역할 때 문제는 한국말 고유한 표현법과 분위기를
정확하게 옮기는 일이었다. 채만식 소설은 다중적 시각과 화자를
내포하고 있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판단 보류를 위한 의도된 '의식의
상실'을 볼 수 있다. 그것은 해방후 한국문학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였다."

-지난 5월 '사에구사교수의 한국문학 연구'라는 책을 내신 바 있다.
현 시점에서 한국문학은 문학사의 어느 곳을 통과하고 있는가.

"나는 80년대와 90년대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문학의 90년대는 신경숙 은희경 두 여류가 열었다. 그러나 95년 이후
새롭게 눈에 띄는 작가가 없다. 한국의 평단에는 '위기론'이 팽배해
있는데, 이해가 간다. 다만 방식은 낡았다고 본다. 평자나 작가나 독자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팔리는 작품을 써야 한다. 컴퓨터, 멀티미디어
등 정보화 도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문학의 관념적 정의는 별도
도움이 안된다."

-‘팔린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만화, 무협소설, 팬터지 등을 무시하면 안된다. 어떤 부문은 한국이
가장 앞선 장르도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한국의 본격 평단이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문학을 너무 고급화시키면 곤란하다."

-일본 내 한국문학의 소개 현황은?

"한국문학의 일본어 번역이 100년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번역이 없다. 일본에는 '외국문학'으로서 한국문학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사에구사 교수는 시종 유창한 한국말로 이광수 채만식에서 윤흥길 윤후명
공선옥에 이르는 수많은 한국작가들을 깊이 있게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