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년 후에는 인간 유전자 기능이 모두 규명되어 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각종 암, 당뇨, 치매 등의 발생을 예측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암 유전학」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미국 베일러의대 데이비드
닐슨(45·인간게놈센터 소장) 교수는 『유전자 지도가 완성된
게놈프로젝트 이후 포스트게놈 시대에는 각각의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밝히는 「기능 유전자학」이 연구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닐슨 교수는 지난 28일 삼성생명과학연구소(소장 서정돈)가 주최한
「삼성 분자의학 국제심포지엄」에 참석차 내한, 「암 유전자의 변화에
따른 암 발생 예측방법의 개발」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특강에
앞서 포스트게놈 시대의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해 암 등 질병 발생의 위험을 예측하는 원리는
뭔가.

『인간의 3만여개 유전자에는 개인과 인종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서열 내에 단일염기서열의 변이가 발견된다. 이들
변이의 형태를 표준화하면 이를 기준으로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현재까지 규명된 암 발생 후보 유전자는 어느 정도 되나.

『암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진 유전자는 아직까지 70여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게놈프로젝트 이후 쥐 등 실험동물을 이용한 기능
연구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유전자 기능 연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0년 내에 암, 당뇨, 치매 등 주요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기능이
규명되고 20년 내에는 모든 유전자 기능이 밝혀질 것이다. 그에 따라
개인 건강의 위험도가 예측되고 질병의 조기발견, 사전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유전자 정보에 따른 건강 위험수준이 노출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나.

『그렇다. 예를 들어 대장암 발생 확률 50%, 치매 발생 확률 30% 등
개인의 유전자 취약성에 대한 정보는 일종의 「DNA 지문」과 같은
것이다. 이들 정보가 보편화되면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며,
질병 위험도에 따라 의료보험료도 차등화되는 등 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명공학의 윤리로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유전자 연구가 앞서있는 선진국의 유전자 정보 독점이
우려된다. 「유전자 정보 제국주의」를 경고하는 시각이 있다.

『게놈프로젝트는 연구의 인류사적 의미를 감안해 공개가 됐다. 하지만
포스트게놈 연구의 정보는 특허가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자는 공공의 요구와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산업계의 욕구가 충돌하고 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모든 유전자 정보가 공개돼야
하지만 산업계에 동기유발을 부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전자 정보 공유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유전자 연구 후발국가는 어떠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게놈프로젝트는 많은 자본과 인력이 필요한 연구여서 개발도상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스트게놈 시대의 유전자
기능 연구는 각개약진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거대자본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제부터 각 나라의 환경과 특성에 맞게 유전자 기능 연구 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달렸다.』

-----------
닐슨 교수는
-----------

데이비드 닐슨 교수는 암 유전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1984년 미 MIT대에서 분자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휴스턴
베일러의대에서 「인간게놈센터」를 이끌고 있다. 베일러의대는 미국
대학들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매년 순위를 발표하는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 의해 지난해 유전학 분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닐슨 교수는 암에 대한 위험도를 찾아내기 위한 전략으로
유전자 내 단일염기서열의 변이를 이용하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