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선거가 대선 못지않게 박빙이다. 의회 전문 권위지인
'콩그레셔널 쿼털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7일의 하원선거 결과를 민주당 217, 공화당 216, 무소속 2석으로
예측했다. 불과 1석의 차이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2년 임기의 하원 의석 분포는 현재 공화당 222, 민주당
209, 무소속 2, 공석 2석(민주, 공화의원 각 1명 사망)으로, 공화당이
13석 많다.
민주당의 약진 전망은 공화당에 비해 현역의원들의 출마율이 더
높다는데 근거한다. 현역 의원들이 예비선거 낙마, 은퇴, 다른 선거
출마등 여러 이유로 이번 선거에 나서지 않은 경우는 민주당이 10명인
반면, 공화당은 25명이나 된다. 이처럼 민주당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지만, 여론조사 오차한계 이내의 초경합 지역이 16곳에 이르고
있어, 누가 다수당이 될 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특히 유권자들이
전통적으로 대선 후보와 하원후보를 같은 당을 찍기 보다는 다른 당을
선택함으로써 행정부와 의회를 서로 견제케 하려는 투표성향을 보이고
있어, 초경합 양상인 대선의 영향을 받고 있다. 만일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하면 지난 94년, 40여년만에 다수당을 내준뒤 6년만에 설욕하게
된다. 입법과 예산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미 의회는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등 의회 운영을 장악하기 때문에, 특히 하원
다수당이 누가 되느냐가 차기 행정부 정국 운영에 큰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50개 주별로 2명씩 뽑는 상원은 현재 공화당 54, 민주당 46석이다.
콩그레셔널 쿼털리는 선거 결과를 공화당 53, 민주당 47석으로 예측했다.
6년 임기의 상원은 매 2년마다 임기가 끝나는 선거구(전체의 3분의
1)에서 돌아가며 선거가 치러지는데, 올해는 공화당 19, 민주당 14,
보궐선거 1개 선거구등 34곳에서 승부가 펼쳐진다. 민주당이 공화당
지역에서 선전은 하고 있지만, 다수당까지 탈환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미주리에서 공화당 존 애슈크로프트 상원의원과 접전을
벌이던 멜 카나한 전주지사가 이달 중순 비행기 사고로 사망,
민주당의 전력에 타격을 입혔다.
의회 선거전은 철저히 각개전투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다수 후보들은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선거 전략을 택하고 있으며, 중앙당이 이를 오히려
권고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강세인 로드 아일랜드
주에서는, 링컨 샤페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이 제출한 환자 권리법안을
지지하자, 공화당 본부가 '공화당을 곤경에 처하게 했다'는 광고를
내보내기까지 했다. 양당 후보들은 당의 색깔을 벗어나 중도적 공약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전국 의회 선거를 관통하는 이슈가
형성되지 못하는 난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점에서 이번 의회 선거는
당대당 대결 구도였던 지난 94년, 96년 선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