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DO방식 해결" 전철 밟을듯...북선 현금요구, 美선 "불가" ##


한·미·일 3국의 외무장관들이 25일 서울에서 회담을 가졌다. 반세기의
전통적 우방국이긴 하지만 서울에서 3국 외무장관이 회담한 것은
처음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방북 내용을 설명 듣고 3국 공조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내용에 못지 않은 '상징 연출'도
깔려 있었던 회담이었다. 3국이 각각 별도의 대북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세갈래의 흐름은 전체적인 한·미·일 3국 공조라는 틀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과시하려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1937년생 동갑내기들인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 올브라이트
장관, 고노 요헤이 외무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이날 회담의 핵심은 역시 올브라이트장관과 김정일 위원장간의 대화
내용이었다. 6시간에 걸친 만남에서 확인된 북한 지도자의 진의를 3국
외무장관이 함께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문제의 진전'을 강조했다.
북한의 테러 지원국 해제나 일본 요도호 납치범 추방, 일본인 납치 사건
등 여러 현안에 대해 김 위원장 등 북한 인사들과 협의했지만, '미사일
문제 해법'을 찾은 것이 이번 방문의 핵심 성과라는 것이었다.

미국은 8월부터 북한 미사일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김정일이 7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잠깐 언급했던 '위성발사체의 대리 발사'를
지목했다.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을 러시아에 직접 파견, 김 위원장의
진의를 간접 확인했고, 이를 미사일 해법의 주요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한·일 두나라에도 알려왔던 것이다. 또 북한 조명록 특사가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진지한 제의"라는 북한측 입장을 들었고, 이번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미국측 설명이다.
북한은 1998년 8월의 3단계 장거리 미사일이 '인공위성'이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인공위성 발사는 앞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가 대신해주고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의 실험·발사를 영구히 포기시키자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미국은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 수출을 중단시키는 데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은 '현금 보상'을, 미국은 '불가' 입장으로
맞서왔고, 올브라이트의 평양 방문에서도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리 발사에는 비용이 들고, 미사일 수출 중단에도 댓가 보상이
필요할지 모른다. 위성 대리 발사 비용은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까지 다양하며, 김 위원장은 한때 '2억~3억 달러'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 북한은 미사일 수출로 연간 10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돈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이 문제가 이날 3국 외무장관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3국과 북한 사이에 장기 협상 과제로 대두될 것
같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해법은 북한 핵 개발을 동결시키기 위해 택했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방식'을 연상할 수 있다. 미국이 그
부담을 전부 지려고 할 가능성은 없는 만큼, 결국 KEDO처럼 한·일 등
국제사회가 분담하는 국제 컨소시엄 형식을 통해 비용을 조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