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코스 男 여진오
"선수 시절 못했던 우승이라 너무 기쁩니다." 남자 일반부
풀코스 우승자 여진오(25)씨는 기쁨에 겨워 어쩔 줄 몰랐다.
2시간28분07초. 선수 시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는
실업팀 제일제당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다시 운동화 끈을 맨
건 지난해 말.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을 못잊었기 때문이다.
회사동료들과 동호회에서 어울리는 것도 좋았다. 은퇴 뒤 첫
복귀무대였던 지난 3월 동아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욕심이 나서
이번 대회 한 달 전부터는 회사의 '묵인'하에 달리기에만
매달렸다. 여진호씨는 "뛸 수 있을 때까지 뛰고 싶다"고 했다.
▶ 10km 男 이진우
"김완기 형 고마워요." 남자 10㎞ 부문에서 우승한 이진우(16)는
우승소감을 묻자 "시상대에 내가 올라가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2위를 했지만 1위를 한 왕년의 마라톤 스타 김완기가
양보하는 바람에 우승을 차지한 '행운아'.
하지만 그는 막판까지 김완기를 쫓아 춘천시민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아 "1위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칭찬을 들었다.
기록은 33분54초.
이진우는 "기록이 좋지 않았다"는 당찬 부산체고의 장거리 기대주.
"달리는 게 좋다"는 그는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기염을 토했다. (춘천=특별취재반)
▶ 5km 남 박종천
"쑥스럽습니다." 남자 5㎞부문 우승자 박종천(34·
현대훼밀리리조트)씨는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고서도 몸둘 바를
몰라했다. 참가선수 3527명 가운데 1위(17분11초)라 기쁠 만도 했지만
왕년에 중거리를 밥먹듯 뛰던 선수출신이라 그럴 만도 했다.
5000m와 1만m 전문이던 박씨는 한국체육대학을 졸업하고는 91년
은퇴한 뒤 천안 광천고에서 코치생활도 잠시했다. 잊었던 달리기는
현대훼밀리리조트에 입사하면서 다시 시작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산악훈련도 했다는 그는 "다음 대회에서는 풀코스에서 입상하겠다"고
했다. (춘천=특별취재반)
▶ 풀코스 女 김은정
여자일반부 풀코스 우승자 김은정(32·안산시 선부동)씨는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 남편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밝혔다. 대회 기록은 자신의 최고기록을 무려 9분여
단축한 3시간5분51초. "풀코스를 뛰고 나면 다신 안 뛰겠다고
다짐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곧 좀이 쑤신다"는 김씨는 충남 강경여고
장거리 육상선수 출신. 96년부터 2년간 혹독한 잔병치레를 한 뒤
마음을 다잡고 마라톤에 입문한 지 3년째다. 매주 두 번씩 안산시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시화방조제를 2시간씩 달렸다. 지난 3일
통일마라톤 여자 일반부에서 우승했다.
▶ 10km 女 안명은
"고생하시는 엄마 생각하며 이 악물고 뛰었어요." 여자 10km부문
우승자 안명은(15·동두천여중2)양은 이 대회를 위해 강원체고·동두천
공설운동장 등에서 하루 7~8시간씩 훈련해왔다. 식당에서 밤 늦도록
일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도 표정이 밝은 안양은 "이제 집에
금메달만 100개가 넘겠네요"라며 우쭐해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육상을 시작, 굵직한 국내 대회에서 줄곧 선두권을 달려왔고, 작년과
올해 여중생 부문 풀코스와 하프코스 마라톤은 휩쓸다시피했다. 안양은
"빨리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5km 女 김미자
"저는 마라톤 중독자예요." 여자 5km부문에 우승한 주부
김미자(34·서울 송파구 마천동)씨는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평소보다 3분 가량 늦은 23분55초에 결승선을
끊은 김씨는 "스타트가 늦었고 앞에서 넘어지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 기록이 안 좋았다"며 아쉬워 했다. 4년 전 몸이 둔해져
가벼운 조깅부터 시작했다는 김씨는 "운동을 다시 하니까
몸무게가 6kg이나 빠지고 출산 뒤에 불어난 몸매가 균형을
찾았다"며 수줍게 웃었다. 대학시절까지는 사이클선수로
활약했다. "뛰는 것을 거르면 몸이 뻣뻣해져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매니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