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제 이름까지 달고 보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네요.
정말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납니다." '감초 연기의 달인' 탤런트
임현식(55)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연기 생활 32년만에 처음
'주인공'을 맡았으니 그럴만도 하다.
MBC TV가 11월 6일 첫 방송할 '임현식의 세상 돋보기'(월~수
밤11시55분)가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임현식이 택시기사로 핸들을
잡으며 다양한 승객들과 얘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드라마, 시사, 꽁트를
섞어 꾸미는 5분짜리 시사꽁트다.
30년 경력 베테랑 택시기사인 임현식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터지면 하루종일 '택시 안의 시사평론가'로 나선다. 하지만 갈 길 바쁠
때는 슬쩍 신호위반도 일삼는다. 그래도 어린이가 서있는 횡단보도에서는
정차선을 지키는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다.
"시사용으로 3편을 찍었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구요. 주식 투자로 돈
날린 승객이나 택시에 타서 내릴 때까지 휴대폰을 붙잡고 사는 젊은
여자, 가정과 직장 어느 곳에서도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쓸쓸한 중년
남자 이야기였어요. 역시 저에겐 시사 풍자보다 미담 쪽이 더 어울리는
것같아요."
지난 6월 절찬리에 끝난 '허준'에서 약방종사 임오근 역으로 성가를
높인 임현식은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서민적 캐릭터가 강점이다.
시사꽁트에 캐스팅된 이유도 그가 갖고 있는 동네 아저씨같은 털털한
이미지 때문이다. 그만의 독특한 너스레로 하소연할 곳없는 서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택시기사역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1968년 MBC 탤런트 1기로 연기에 입문한 임현식은 10년간 무명배우
생활을 거쳤다. 그러다가 1978년 김수현이 쓴 일일극 '당신'으로 연말
조연상을 받으면서 '일감'이 쏟아졌다. 대표작은 MBC 일요 아침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순돌이 아빠'로 무려 7년을 보냈다.
그는 요즘 방송가에서 제일 잘 나가는 감초 연기자다. 방송3사
드라마에 동시에 출연하는 일도 다반사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한번도 '헤드업' 없이 꾸준하게 살아왔어요." 그는 "30년이
지나니까 시청자들의 구미를 어느 정도 알 것 같다"며 "일단
연기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