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민들은 22일 소양강변에서 펼쳐지는 '2000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을 단순한 스포츠이벤트가 아닌 '시민축제'로 여기고
있다. 최근 잇달은 차선도색과 가로수 가지치기, 그리고 입간판,
플래카드 설치 등으로 교통 체증이 심해졌지만 불평을 늘어놓는 시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춘천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다소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회를 향한 참여 열기도 뜨겁다. 70대 노인부터 10대 초반의 어린
소녀들까지 줄을 이어 이날 달리기를 신청한 상태이며 당일 자원봉사자
신청접수는 이미 1개월전에 마감됐을 정도.
올해 처음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는 김흥성(42·회사원)씨는 "아무런
간섭도 받지않고 평소 자동차로 다니던 길을 뛰어본다는 사실 자체가
흥분된다. 이 대회에 대비해 2주일 정도 아침운동을 하다 보니 체중도
4㎏이나 줄어 들었다"며 "대회를 주최하는 조선일보사에 고마운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달리기로 봉의산을 넘어 출근해 「러닝맨」으로 불리는
강원경찰청 허준영(49)차장은 아예 '조선일보 마라톤 전도사'를 자처,
전직원을 대상으로 이 대회 참가를 독려한 끝에 6명을 풀코스에
도전시켰다. 허차장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극기훈련』이라며 『시민에게 더욱 많은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체력을
튼튼히 다져야한다』며 대회 참가 열기를 북돋았다.
3년째 20㎞지점 음료수대에서 달리는 선수들에게 스펀지와 음료수를
제공키로 마음먹은 심진아(남춘천여중)양은 "나도 뭔가 한건 기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자원봉사에 나서게 됐다"고 했고, 자원봉사자
이수현(남춘천여중)양도 "달리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나기
때문에 이 일을 지망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자원 봉사자 농악대도 대거 등장한다. 서면 월송농악대,
신북농협 어머니사물놀이패, 사우동 우두농악대, 후평3동 농악대,
사회문화연구회 소속 농악대 등이다. 이들은 "마라톤 주자들을 위해
신명나는 가락으로 분위기를 띄우겠다"고 말했다.
마라톤코스가 이어지는 시외버스터미널 옆에 자리잡은 관계로 이날
전면통제구역으로 묶여 아예 셔터를 내려야 할 판인 대성주유소 민경민
사장은 "건강하게 살기위해 내 집 마당 앞을 달린다는데 무슨 말로
불평을 늘어 놓겠습니까"며 "이 날은 종업원들을 데리고 가도에 나가
응원이나 할 생각"이라고 했다.
속칭 '매운탕골'로 더 잘 알려진 춘천댐 인근의 민물매운탕집
종업원들도 "이날 하루는 차량통제로 인해 완전히 공치게 됐다"며 쓴
웃음을 지으면서도 "춘천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대회이니 만큼 잘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요즘 춘천 시내는 대형아치, 입간판, 선전판, 그리고 대회에 따른
교통통제예고 안내판과 더불어 '조선일보 마라톤열기로 태권도
성전을 짓자'는 현수막 등이 300m 간격으로 부착되어 있는 등 온통
축제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