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미국시각) 저녁 개최된 올해 미 대통령 선거의 마지막 3차 TV
후보 토론회는 민주당 알 고어 후보의 독주로 끝났다. 1,2차 토론회에서
예상외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고어는 청중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마을 공청회(Town Hall Meeting)」 형식의 이번 토론회에서 자유자재의
제스처와 현란한 말솜씨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런 토론회 승패가 후보에 대한 지지율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차 토론회 때의 고어 후보처럼 토론에서 이기고
지지율에서는 하락하는 결과가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어 후보는
3차 토론회에서도 여전히 교만하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는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즈팀과 시애틀 마린팀의
플레이오프전이 동시에 생중계되는 바람에 시청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이날 토론은
하루 전날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멜 카나한 미주리주 주지사(민주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양 후보측은 토론회의 연기를 검토했으나
카나한 주지사의 가족들이 토론회의 진행에 동의했다.


예상밖의 토론 부진으로 엄청난 압력을 받았던 고어는 이날 작심한
듯 공격적인 태도로 나왔다. 그는 의료보장, 교육, 세금감면 등 국내의
이슈들에 대해 사사건건 부시의 주장을 물고 늘어졌다. 심지어 서로
상대 후보에 대해 질문할 수 없는 토론회 규칙을 어기고 부시에 소수계
우대법안에 대한 입장을 직접 묻다가 부시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고어는 이날 중산층을 겨냥, 자신의 정책은 1%밖에 안되는 부유층을
배려하는 부시후보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부시를
보험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였다. 부시는 이날 낮은
목소리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부시는 고어와 정책 내용에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가장 큰 차이는 나는 그것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고어를 또 「씀씀이가 큰 사람(Big
Spender)」이라고 표현, 고어를 전형적인 민주당 정치인으로 폄하했다.
또 부자를 위한 세금감면이라는 비판에 대해 부시는 『모든 납세자는
공평하게 감면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부시는 이날 토론에서
말이 엉기고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으나 호감도와 책임감에서 고어
후보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후보는 그러나 중동평화 협상등 외교 현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했다. 부시는 『내가 클린턴 대통령을 깎아 내릴 것으로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클린턴 대통령을 칭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코멘트에서 고어는 자신이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
그동안 정치활동에서나 가정적으로 원칙과 약속을 지켜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시는 『대통령으로서의 위엄과 권위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부시는 토론회 직후 공화당원들에게 『토론회는 끝났으며,
이제는 투표하러 나올 차례』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강효상특파원 hskang@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