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법만 찾다간 살 더 찔 수도"...운동과 식사량조절 병행해야 ##


20세기 후반에 들어와 지나치게 날씬한 체형이 미의 기준이 되면서
병적이다시피 마른 패션모델들의 몸매가 많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체중 조절에 특효가 있다는
각종 식품, 약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날씬해지고자 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돈을 버는 다이어트산업이 확대일로에 있다.

여성지마다 포도 다이어트니 반창고 다이어트니 하는 기획 기사가
범람하고 있고 신문, 잡지마다 다이어트식품 광고가 지면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신종 다이어트 비법들이
입에서 입으로 유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들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자.

■원 푸드 다이어트(one food diet)

얼마 전 158 cm의 키에 체중이 80 kg인 32세 여성이 비만클리닉을
찾아왔다. 이 여성은 1년 전 여성지에서 본 대로 3주간 사과 다이어트를
하여 7 kg을 뺐으나 그후 20 kg이 다시 늘어 병원을 찾았다. 이 여성은
다이어트를 하기 전보다 더 먹는 것도 아닌데 너무 빠르게 체중이 늘고
있다며 의아해 했다. 그렇다면 이 환자에게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사과, 포도, 감자 등 한 가지
음식만 계속 먹게 해 질리게 함으로써 체중을 줄이는 방법이다. 따라서
그 한 가지 음식을 먹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단식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다이어트법으론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신체는 모자라는 영양소를 충당하기 위해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을
분해하게 되고, 체중은 실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줄어든 체중의
상당 부분은 사실 체지방이 아닌 근육. 일반적으로 열량 섭취를
과도하게 줄이면 줄일수록 지방보다는 근육이 더 많이 소실되게 된다.

우리가 체중을 감량하는 목적은 체지방을 줄여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등 각종 성인병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을 되찾자는
것이다. 한데 지방 대신 근육이 줄게 되면 이런 효과를 보기는커녕
도리어 체력이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근육이 줄어들면 체중을
줄이는 데에도 도리어 방해가 된다. 근육은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쉴 때에도 다른 신체 조직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므로
근육이 많은 사람은 운동할 때나 쉴 때나 24시간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더 날씬해질 수 있다. 앞서
예로 든 환자의 경우 이처럼 중요한 근육의 상당 부분을 다이어트
기간 중 잃었기 때문에 다이어트 기간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보다 더 비만해지게 된 것이다.

■황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란 명칭은 황제의 식사처럼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실컷 먹고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붙여진 이름. 20여년 전
미국의 애트킨스 박사가 처음 제안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체지방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이용되게 되므로
체중이 줄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체중 조절 방법으로 애용되어 온
저지방 저칼로리 다이어트와 정반대인 이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황제 다이어트라는 명칭에는 육류를 마음껏 섭취한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사실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해 체중을 줄인다는
'저당질 다이어트'에 기반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당질 다이어트는
신체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리 몸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필요로 한다. 만일 탄수화물 섭취를 하루 100 g 이하로 줄이게
되면 소변량이 과다하게 증가해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현상은 다이어트 초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며, 육류를
비롯한 다른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도 체중이 줄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체중 감소는 주로 수분 손실로 인한 것일 뿐 체지방 감소와는 거리가
다소 멀다.

황제 다이어트는 피로감 증가, 저혈압, 혈액 내에 요산이라는 노폐물
축적, 구취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탄수화물 대신
섭취하게 되는 육류에는 동물성 지방이 많아 동맥경화가 올 위험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애트킨스 박사는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비만 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체내에 남아돈다고 해도 지방으로 저장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탄수화물의 소비를 증가시켜 해결하게
된다. 반면 지방질은 탄수화물과 달라 섭취량이 증가하면 얼마든지
체지방으로 비축할 수 있고 지방질이 남아돈다고 해서 지방의 소비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황제 다이어트'의 초기 체중 감량 효과는
체지방이 아니라 체내 수분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를 장시간 지속할 경우 체지방이 줄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탈수를 비롯한 부작용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이 있다. 조금 힘들더라도 식사량과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하게 체중 감량할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스즈끼식 다이어트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일본의 다이어트
연구가 스즈키 소코노가 개발한 방법이다. 하루 세 끼를 꼬박 먹는
데다가 간식을 먹기 때문에 공복감 같은 고통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시중에 유행하는 다른 다이어트 비법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다른 다이어트 방법들보다 장기간을
요하고 체중 감소 속도가 느리며, 이대로 식단을 정확히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꼭 이 식단을 따르지 않더라도 하루 세 끼
밥에 여러 가지 반찬을 고루 먹는 우리 한식 식단이 바로 이 식단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리라 생각된다.

■복싱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단조로운
동작으로 인해 싫증을 느껴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복싱 다이어트는
복싱의 여러 동작을 이용해 지루하지 않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데다가,
실제 복싱의 여러 동작들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복싱 다이어트를 하면서 권투 선수가 체중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땀복, 사우나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초단기적인
탈수를 유도할 뿐 원하는 체지방 분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해병대 다이어트

극기 훈련의 요소가 있는 군대에서의 훈련을 이용해 살을 빼는 이색
아이디어이다. 사실 군대 훈련기간에 비만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고된 훈련과 절제된 식사 공급은 분명히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비만 환자에게
갑자기 격렬한 고강도의 운동을 시킴으로써 자칫 관절이나 근육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고, 제공되는 식단에 영양학적 고려가 부족해
자칫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다.

■명상/요가 다이어트

체질에 맞지 않은 과격한 운동이나 무리한 식이요법보다는 명상이라는
정신훈련을 통해 살을 빼는 방법이다. 요가와 명상은 적극적인
심리치료이므로 몸과 마음이 자신이 원하는 상태로 바뀌고 일상생활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돼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더구나 요가 동작은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면서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인데, 이때 에너지가 소비되고 근육도 늘어나며 유연성이 향상되는
여러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식사 조절과 운동의 보조
수단으로 유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강재헌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만센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