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년 전인 중국 전국시대에 태어난 편작은 한의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하루는 편작이 이웃 노인의 중풍을 치료하기 위해 청몽석을
갈고 있었다. 그때 한 농부가 소의 쓸개를 들고 찾아왔다. 소가 병이
들어 잡고 보니 쓸개에 큰 돌이 들어 있었다는 것.

그런데 이웃 노인의 상태가 악화돼 편작이 급히 달려가면서 청몽석을
놓고 갔다. 이를 가져오라고 심부름 보냈는데, 실수로 청몽석 대신
담석(소의 쓸개 안에 있는 돌)을 가져와 이것으로 노인을 치료했다.
놀랍게도 노인은 경련을 멈추고 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신기하게
여긴 편작은 담석을 다른 중풍환자에게도 써보고 탁월한 효과를
발견한다. 이때부터 소의 담석(우황)을 중풍치료에 응용하게 됐다.

중풍은 발병 후 2주 정도를 진행기로 본다. 호흡 곤란, 정신 혼미,
발열, 혈압, 두통, 어지러움증, 가래 등의 증상이 이 시기에 나타나는데,
이런 급성 증상에 우황청심환을 구급약으로 쓴다. 하지만 중풍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우황청심환이 별 효과가 없다.

우황청심환은 소아의 열성경련, 간질발작 등의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
우황, 사향, 영양각 등 30여 종의 약재가 우황청심환의 재료인데,
한의서 「본초구진」을 보면, 「우황은 그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쓰다.
심장과 간장의 열을 없애주고, 기를 통하게 하며 해독의 기능이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우황청심환을 가정상비약인 것처럼 비치하고 사소한 증상(두통,
치통, 불면증, 우울증 등)에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약효가
강해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증상은 중풍의
초기와 비슷하나, 후유증이 남지 않고 뇌 실질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중기증의 경우, 우황청심환은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위급한 상황이라도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써서는 안된다. 자칫
기도가 막혀 질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황청심원은 만병 통치약이
아니라, 특정한 증상에만 효력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신준식·자생한방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