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미국에서 명성을 얻은 에이전시닷컴이 에이전시 코리아를
설립했습니다. 에이전시닷컴 설립자이자 CEO인 서찬원씨는 9일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부자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때
100달러대에 이르던 회사 주가가 10달러대로 떨어졌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서찬원씨는 "주가는 어차피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실적으로 평가받을 생각"이라며 "서비스 회사의 경쟁력은
사람에 있으므로 인재확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김홍덕님의 Opportunities Asia 참관기 2편을
보내드립니다./우병현 드림 pen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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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클럽: Opportunities Asia 참관기 2편

▶ 2000/10/10

◆ 그럼 우리는?

사실, 우리 나라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이벤트 아시아벤처포럼'99
코리아 (Asian Venture Forum '99 Korea)를 지난해 홍콩 아시안 벤처
캐피털 저널(Asian Venture Capital Journal)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공동으로 기획했었습니다.

Asian Opportunities의 미국 내 행사가 열리던 시기에, 코트라(KOTRA)의
북미시장 개척단은 뉴욕과 로스엔젤레스를 오가며 15개 한국
회사들의 현지 시장진출을 지원했습니다. 아직 우리는 원론적인
"시장개척"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데이터퀘스트(Dataquest)로 유명한 가트너 그룹(Gartner
Group)이 주관하는 정보통신(IT) 관련 시장개척 마트인 비전
이벤트(VISION EVENT)에 한국의 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참가하여
비즈니스 상담을 계속하고 있다는 반가운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한국 회사들은 공동
커뮤니티를 결성하거나 현지 다국적 벤처 기업인들간의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정보교환을 하는 경우가 아직 매우 미미한 편입니다.

자기가 가진 정보를 공유해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는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산호세의 중심가에서 꽤
부지런히 한국 회사들의 현지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KSI(Korean
Software Incubator)도 언론홍보의 측면에서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업체들 중 아시아의 전자부품
생산자들을 하나의 이 마켓 공동체(e-market community)의 회원으로
묶어 거대한 미국시장의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그 회사의 관계자에 의하면 한국인들이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리(CRM), 이비즈니스 지향(e-business orientation), 이마켓
솔루션(e-market solution) 등을 여러곳에서 떠들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작 인터넷 거래(internet transaction)에 굉장히 배타적,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워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열려졌지만 들어가기 힘든"
사각지대라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제가 알고 있는 미국의 두 B2B업체는 다른 아시아국가에 지사
혹은 대행사(agent)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안타깝게 한국 입성을 몇 개월 째 못하고 있습니다.

◆ 파티가 끝난 후

그 날 밤 파티가 끝난 후 아시아 링크스 미디어(Asia-Links Media)라는
회사의 부사장인 중국출신 미국인 징 리우(Jing Liu)씨와 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에 의하면 실리콘밸리 주변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인도인 1,000여명은 TIE (The Indas Entrepreneurs)라는
커뮤니티 모임을 갖고 있다더군요.

그런가 하면 AAMA (Asian American Manufacturers' Association)이라 하여
아시아계 미국인 제조업협회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인들의 참여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칼하게도 우리
한국인 기업인들은 비즈니스사교의 모임에서는 요상한 "신토불이식"
공동체의식이 발동해서 현지인들과 융화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의 포럼이후에 있었던
파티에는 (제가 확인한 바로는) 단 한 명의 한국인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전 산호세의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한국의 한 ASIC (주문형
반도체)업체의 사장이 떠올랐습니다. 홀로 현지에 지사를 내어
미래의 비즈니스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눈물겨운, 그러나 당당하고
비전으로 가득찬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러나 벤처
정신(venture spirit)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모험정신(adventure
spirit)으로 거듭나는 데는 동종업계 혹은 또래집단의 정보거래소와
같은 모임도 필요한 듯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임이 일부 테헤란밸리에서 나타나는 "동문의식" 이나
"지연관계"의 행태가 더 이상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무척 큽니다.

(인터넷)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단지 Asian Opportunities에서 자주
지적된 대로 (인터넷) 벤처기업이나 벤처캐피탈의 수적 증가, 이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 이를테면
인큐베이션이나 컨설팅 업체들의 증가가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들 합니다.

함께 커갈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 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우리는 아직
오프라인(offline)적 단계에 머물고 있지 않은가 해서 씁쓸했습니다.

이러한 단상에 사로잡힌 채 이틀 후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방금
대한항공 00편으로 평양 발 비행기가 도착했습니다."라는 방송이
흘러나오더군요. 제 3차 남북 장관급 회담의 실무진이 도착했기
때문인데 아, 저런 방송조차 우리에겐 깜짝 놀랄 뉴스가 되다니 아직
Asian Opportunities를 기대하기엔 요원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김홍덕 세미콤(www.semicomm.co.kr)대표 hordon@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