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8일 미착공 숙박업소를 이전하거나 허가취소하겠다는 결정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시장실에서 열린 회의에는 고양지역 정범구 의원과
김덕배 의원이 참여해 종전입장을 되풀이하는 황교선
고양시장과 2시간에 걸친 격론을 벌였다. 회의 도중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중간에
국회의원들이 회의실을 나오기도 하는 등 입장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까지만 해도 러브호텔 허가취소 불가라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다만 러브호텔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황 시장의 사견만 밝혔을 뿐이다. 황
시장은 8일 회의를 마치고 『일산 러브호텔 문제는 지자체보다 잘못된 도시계획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데 기인한다』면서도 『숙박업소 업주들에게 이전을 강력하게
설득해보겠다』며 종전 주장의 강도를 낮췄다.
고양시의 태도 변화는 지난 여섯 달 이상 계속된 주민들의 항의집회와 함께
검찰·감사원·국회 등의 조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98년 이후 일산신도시에
숙박업소 36건이 허가되면서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러브호텔 공동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크게 반발해왔다. 잦은 집회, 서명운동, 러브호텔 고사작전에 이어 시장 퇴진운동까지
펼쳤다.
지난 6일엔 집회 중인 주민이 호텔 종업원이 던진 전구에 맞아 부상하고, 밤 늦게까지 황
시장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고양시 건축계와
숙박업소 건축설계사무소를 수사하고, 감사원은 고양시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였다. 더욱이
부천에서 신축 중인 러브호텔 허가를 취소하면서, 일산 주민 반발은 가중됐다. 결국
고양시는 여론에 밀려 『러브호텔 단속권이 없다』며 버티던 종래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양시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주민들은 아직 부족하다는 분위기이다. 실제 시가
이전을 추진할 미착공 숙박업소는 36건 가운데 2건뿐이다. 게다가 이전 장소가 주민들의
휴식장소인 호수공원 맞은편이다. 또 기존 러브호텔들에 대해 업종전환을 유도한다고
하지만, 업주가 개인 재산권을 주장하면 시는 속수무책일 뿐이다. 이 경우 고양시가 부천과
같이 업주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감수하며 허가취소까지 끌고 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