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은 김정일의 특사자격으로 9일부터 시작되는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의 워싱턴
방문에서 「양국은 국교 정상화에 노력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할
예정이며, 수교노력의 연장선상 및 중간단계로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7일 『연락사무소 상호 개설문제는 지난
94년 이미 미·북이 제네바 미·북 기본합의에서 합의한 바
있으므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결단만 내려진다면 즉시
합의해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미국과 북한의 수교는 미국내 국내법 절차와
의회의 반대 분위기 등을 감안, 테러와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가시적인 실천이 선행돼야만 하므로 이번 워싱턴 고위급
회담에서는 양자가 연락사무소 설치에서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그룹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장재룡 외교부 차관보도 이날 워싱턴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연락사무소 설치 합의와 관련, 『회담결과를
구체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우나 미국을 방문하는 인물의 중요성에
비추어 이에 상응하는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일은 또 북한 조명록 특사의 방미를 앞두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조건을 협의, 북한의 성의표시에 따라 어느 정도
신축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의 보호를 받고 있는 요도호 납치 적군파 테러범들의
추방뿐 아니라 일본 송환 및 재판회부를 요구 중인 일본정부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한 다른 조건들이 모두 충족될 경우
북한이 납치범들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당장 일본에서
재판에 회부하지 않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0일로 예정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의 면담과 관련, 지난 6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매우 관심이
있다"며 "우선 얘기를 들어보고 그 가능성을 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조
부위원장의 방미는) 큰 진전"이라며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지, 또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이번 미·북 고위급회담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중국과도 협조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이 이
시점에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접촉이든 가질 것을 나에게
권했다"며 "여기서 이뤄진 모든 일은 김 대통령에게 가장 큰 공을
돌려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역사적인 것"이라며 "지난 6월 김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남북한 정상회담의 뒤를 잇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