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사격에는 두 명의 '희망'이 있었다.
강초현(유성여고)과 최대영(창원시청). 둘 다 같은 해(1982년)에
태어났다. 생일이 10개월 빠른 최대영이 학교를 먼저 졸업한 언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둘의 처지는 하늘과 땅 사이 만큼이나 달라졌다.
강초현은 0.2점차 극적인 패배로 금메달은 놓쳤지만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의 사격솜씨 외에 초롱초롱한 외모와 야무진 말솜씨
등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금메달리스트 부럽지 않게 방송 출연에
환영행사, 사인회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고3인 강초현의 진로와 관련, 그를 붙잡으려는 대학들의
볼썽사나운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최대영은 지난 4월 대표선발전서 '꿈의 기록'인 본선 400점 만점을
기록하는 등 올림픽 전까지는 국내 1인자였다. 그러나 올림픽서 7위에
그친 최대영의 가슴 속은 숯검댕이가 됐다. 단지 메달을 못 땄다는
이유로 내색도 하지 못한 채 엄청난 가슴앓이를 감수해야 했다. 다행히
강초현과 함께 귀국한 최대영은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전국체전 출전도 해야 하고 준비할 게 많아요."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국민적 사랑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냉혹한 승부의 세계라 해도 패자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는
'인심'이 다시 일어서려는 패자를 또 울릴까 염려된다. 또 연예인이
아니고 앞길이 창창한 운동선수인 강초현을 앞세워 자기 이득만 챙기려는
어른들의 작태가 오히려 그의 선수 생명을 줄이지나 않을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