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친구 정말 우리나라 선수 맞아?”

올림픽은 자국 선수의 메달 색깔에 온 나라가 들썩이는 '민족주의'의
경연장이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무늬만 우리 선수'인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동 카타르의 역도팀. 돈은 많지만 올림픽에서 통산
은 1개, 동1개에 그쳤던 카타르는 시드니를 앞두고 불가리아 77㎏급 세계
챔피언인 나예프와 압바스를 영입해 금사냥에 나섰다. 카타르는 선수 이적
대가로 각각 100만달러씩을 불가리아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예프와 압바스 모두 경기전 배탈로 기권하는 바람에 카타르는 써먹지도
못하고 돈만 날렸다.

슬로베니아 남자 핸드볼 선수로 출전한 이즈토크 푸치는 이전에 유고,
크로아티아를 거치는 등 국적이 무려 세 개나 되는 '방랑자'. 크로아티아
대표로 출전한 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선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지만 이번엔
새 조국에 메달을 선사하지 못했다.

호주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받은 모델 겸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타탸나 그리고리예바는 3년전 남편과 함께 러시아에서 이민을 감행한
'무늬만 호주인'이다. 은메달을 따낸 그리고리예바는 그럼에도 빼어난
미모 때문에 호주인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여자 800m에서
모잠비크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내 조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마리아 무톨라는 사실상 '반 미국인'. 그녀는 9년전인 91년부터 미국
오레곤주에서 살며 훈련했고 모국과는 거의 인연을 끊은 상태다.

올림픽 때문에 모국과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덴마크의
윌슨 킵케터는 모국 케냐의 반대로 전성기인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고 시드니에 간신히 참가했지만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