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으로 그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미·북간 현안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전망이다.
양국은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논의 중인 테러지원국 해제, 미사일,
핵문제 등을 점검한 후, 각 분야별로 큰 틀의 문제 해결 원칙을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 ‘테러 지원국’ 해제
북한경제 회생을 위한 세계금융기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의
'테러 지원국' 해제가 선결조건이기 때문에 조 부위원장은 이 문제의
해결에 주력할 전망이다. 조 부위원장은 클린턴 대통령,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만나, 특히 최근 수년 동안 북한의 테러 행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테러 행위를
하지 않고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일본 여객기 요도호 납치사범들로
평양에 머물고 있는 일본 적군파 요원들의 추방을 등을 요구하고 있다.
◆ 미사일 개발·수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밝힌 "외국에서 인공위성체를 발사해
줄 경우 미사일 개발 중단" 발언이 다시 부각될 전망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의 수출 문제에만 국한하여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미국은 미사일 생산·개발·수출 등 모든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사일과
부품 및 기술 수출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에 10억달러를 요구했다.
미국은 그러나 현금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 제네바 합의 이행 및 핵 개발 동결
조 부위원장이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에 따라 진행 중인
경수로 건설지연에 대한 보상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이미 경수로 건설지연 대가로 미국이 전력을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금창리 핵시설 의혹 해결 등
핵개발 동결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또, 제네바 합의에
규정된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 평화협정 체결
북한은 현재의 정전협정 체제를 미·북간 평화협정 체제로
대체하자는 기존 입장을 다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1953년 미국·
북한·중국 간에 정전협정이 체결됐으므로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간 해결
원칙에 따라 미·북 평화협정 체결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타협의 여지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