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소련에 의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됐다가
소련 붕괴 후 중앙아시아 민족주의의 희생양이 돼 유랑하며 연해주로
되돌아온 고려인(카레이스키)들에게 안식처를 만들어주는 「연해주
코리아타운 건설 사업」이 일부 완공돼 30일 입주식을 가졌다.

이날 러시아 우수리스크 북쪽 10㎞ 지점에 위치한 미하일로프카군.
우정마을(일명 코리아타운) 1차 입주식에 참석하기 위해 연해주
곳곳에서 100~300㎞의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새벽부터 고려인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몰려들었다.

지평선이 보이는 광활한 대지 위에 빨간 기와 지붕과 벽돌로
쌓은 1층 한옥 40여채를 보는 순간 이들은 금세 감격에 빠졌다.

김리자(70)씨는 『강제 이주의 쓰라림을 다소 보상받은 느낌』
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옛 소련 지역에서 민족주의의 희생양으로
전락해 갖은 시련을 당했던 설움도 모두 잊겠다』고 말했다.

두 딸과 새 집을 둘러본 강나랴(73)씨는 『군 막사를 개조한
임시 거주지와 중·러 국경지역에 버려진 아파트에서 살아왔던
암담한 날에서 해방되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로프스크로 향하는 대로변 택지 64만평에
자리한 이곳은 고려인들만이 아니라 러시아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작년 11월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주택 신축대지를 49년간 무상 임대받으면서 본격 추진된 코리아타운
마스터 플랜은 「2008년까지 주택 1000가구 건설」로, 건설 비용은
가구당 1만달러 정도다.

박길훈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농장, 새마을센터, 한글학교를
건립해 고려인들이 자체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중앙아시아에서 소리없이
이동해온 3만5000여명의 카레이스키들에게 고려인 집단촌 건설은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인 돕기 문의 (02)785-0911

( 우수리스크(러시아)=정병선기자 bschung@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