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서는 뜸해졌지만 한때 우리 사회엔 「묻지 마 관광」이라는
해괴망측한 단체관광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삼사십대 남녀들이 이름도
성도 모르는 파트너와 함께 관광여행을 하면서 「단 둘만의 은밀한
시간」까지 즐기는 퇴폐행각이었다. 『아무 것도 묻지 마세요. 그냥
이렇게 즐기는 것으로 끝냅시다』라는 데서 나온 특수한
「관광상품」이다.
분단 후 처음 있은 백두산 관광단의 6박7일 일정도 『아뭇소리 말고
우리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만 오라』는 의미에선 「묻지 마 관광」이
되고 말았다. 돌아온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측은 사전에 아무런
일정도 알려주지 않고 현지에 가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때로는 출발
직전에야 당일 일정을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일정 전체도 북측이 일방적으로 정해 끌고다닌 코스였다. 우리 측
참가자들의 항의로 일부 수정되긴 했지만, 「김일성 삼지연
혁명사적지」를 비롯해서 「김정일 생가」로 선전되고 있는 「밀영」
등 주로 북한의 이념적 참배지를 답사시키는 쪽으로 일정을 모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 관광단을 상대로 「교양」을 한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으레 그렇다 치고, 정작 한심스러운 것은 우리 쪽이다.
아무리 북한을 상대로 하는 관광이라 하지만, 단체관광단을 끌고가면서
일정 하나 미리 협상해내지 못하고, 가자는 대로 끌려다니는 관광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백두산 관광의 상징적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당신 뜻대로 하소서』는 앞으로 계속 있을
관광교류를 위해서도 이번으로 끝이어야 한다.
정부는 장차 청소년·대학생·교수·문화계 인사의 교차방문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인데, 그때마다 북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교양
교육장」에 참배하러 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는가. 정부는
우리 젊은 대학생들을 북한의 「이데올로기 서머스쿨」에
위탁교육이라도 보낼 일이 있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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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팔면봉 ○
-- 남북 장관급회담 구체적 합의 별무. 달러, 장기수, 식량, 다
줘도 안들으니 또 뭘 주나….
-- 한국, 로봇 세계 축구서 3년째 우승 차지. 힘든 운동 직접 할 것
없이 시키면 잘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