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육상 여자 멀리뛰기 결선. 매리언 존스(미국)가 마지막
6차시기를 시도하려는 순간 하이케 드렉슬러(36·독일)는 아예 눈을
감았다.
5차시기까지의 기록은 드렉슬러가 6 99, 존스가 6 92. 존스가
파울을 범해 기록을 늘리는 데 실패했지만, 드렉슬러는 여전히 표정을
풀지 못했다. 3차시기에서 6 92를 뛰었던 피오나 메이(이탈리아) 차례가
남았기 때문. 메이가 6 72를 기록, 드렉슬러의 금메달 획득이 확정되는
순간 그녀는 참았던 기쁨을 발산하며 껑충껑충 뛰었다.
드렉슬러는 독일
국기를 받아 들고 운동장을 돌며 관중과 함께 좋아하다가, 경기장에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아예 엉덩이 춤까지 췄다. 8년 만에
올림픽에서 우승했으니 그럴 법도 했다.
드렉슬러는 80년대 초반부터
재키 조이너 커시(99년 사망)와 함께 멀리뛰기 쌍벽을 이뤘다.
멀리뛰기
뿐 아니라 단거리와 7종경기 선수로도 뛰며 올림픽에서 4개,
세계선수권에서 6개의 메달을 땄다. 구 동독 소속이던 83년 세계선수권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주목받았고, 88년 서울올림픽 때는
멀리뛰기 은메달과 100 ·200 동메달을 땄다.
95년 그녀가 동독시절
복용한 연간 스테로이드 양이 상세히 담긴 책을 발간한 출판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벌인 끝에 패소,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다. 드렉슬러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작년 세계선수권에는 다리 부상으로 불참했다.
98년 멀리뛰기에서도 연승행진을 하던 매리언 존스를 이긴 유일한 선수가
바로 그녀였다. 열한살 된 아들이 있고, 이혼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