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세계화
쟝 피에르 바르니에 지음
주형일 옮김, 한울.
맥도널드 햄버거가 베이징에서 팔리고, 중국의 광둥 요리가 런던의
소호거리에서 인기다. 파리의 바게트 빵이 서아프리카를 정복하고,
'타이타닉'에 울고 웃는데 지역적 차이가 상관없다. 영국 왕세자빈의
장례식을 보고 눈물 흘리는 아시아인들도 있으니, 세계는 한 동네?
문화의 세계화?
그럴 리가 없다고, "문화의 세계화는 허구일 뿐"이라고 프랑스
파리5대학 민족학·인류학 교수인 저자는 명백히 한다. 문화의
세계화가 아니라, 문화상품 시장의 세계화다. 몇세기 동안 전혀
새롭지 않은 상품 교류의 세계화다.
문화상품의 세계적 유통일 뿐인 현상에서 전 세계문화의 동질화를
발견하는 것은, 그래서 자기 세상에 안주한 채 닫힌 머리로만 세상을
재단하려는 지식인들의 착각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것은
선진국의 미디어가 부각하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며,
브라운관 주위를 맴도는 대신 전혀 다른 기준에 의거해 평생을 사는
90%의 인류를 떼어놓고 생각하는 섣부름이다.
가장 부유한 국가들간의 특혜받은 교역이 있고, 그들 국가의 지원을
받는 사기업들의 패권적인 영향력 아래서 부자연스런 문화의 혼합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고유한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상품의 침공에
맞서 버티는 국가의 능력이 중요해지는 것은 그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