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이라던 영국항공(BA)과
네덜란드 KLM 항공간의 합병협상이 4개월만에 무산됐다.
BA의 로드 에딩턴 사장과 KLM의 레오 반 비크 사장은 21일 합병이
'매우 복잡한 거래'임을 깨닫고 협상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협상의 장애로 가격문제 뿐 아니라 항공정책과
독점문제 등을 두루 거론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장애는 지배구조에
대한 이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가치가 BA의 20%에 불과한
KLM은 합병후 구조조정에서 불이익을 막기 위해 40%의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BA에게는 KLM은 너무
비싼 물건인 셈이다.
외부 환경도 합병에 적대적이었다. 합병추진 사실이 알려진 후
BA의 주가는 20%나 떨어졌다. BA의 영국내 경쟁사들인 버진 어틀랜틱과
이지젯은 합병 회사가 런던~암스테르담간 항로의 70%를 독점한다며 EU
(유럽연합)에 '경쟁위반'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미국은 양사가
합병할 경우 현재 KLM에 허용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취항권이 무효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민영화 13년만의 적자를 탈출하려는BA나 대형 항공사를 등에 업고
생존을 이어가려는 KLM의 한살림 시도는 안팎의 장벽에 일단 무너졌다.
그러나 양사는 다른 파트너를 찾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계화된
항공업계의 냉혹한 생존게임이 홀로서기를 허용치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