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라틴여행 일기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지음
이재석 옮김, 이후.
'20세기 최후의 전사'로 불리는 체 게바라.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민중을 위해 싸웠던 그는 쿠바 혁명 승리 후 "로시난테를
탄 돈키호테처럼 난 다시 떠나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채 다시
아프리카 콩고 전장으로 향한다. 이후 볼리비아 밀림에서 10여명의
동지와 함께 싸우다 정부군에 총살당한다. 낭만적 영웅담의 요소를
두루 갖춘 그의 일생은 신화로 자리잡았고 얼마전 한국에서 '체
게바라 평전'이 출간되면서 '체 게바라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체 게바라의 라틴 여행 일기'는 20대 초반이던 체 게바라가
51~52년 8개월간 남미를 돌며 남긴 기록이다. 한권의 독립된 책으로서
매력이 크다기 보다는 체 게바라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자극을 주는 한편, 이미 혁명가 체 게바라를 접한 독자에게는
무엇이 중산층 출신 젊은이를 혁명으로 이끌어 냈는가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의대생 체 게바라는 여자친구와 작별한 뒤 오토바이를 몰고 길을
떠난다. 라틴 아메리카의 처참한 현실과 민중의 고통을 직접 목격하며
그는 차츰 혁명가로 거듭난다. 잉카 문명 유적지를 돌아보면서는 유럽
제국주의 침략사에 분노한다. 정글 속 나환자촌에서 의술활동을 벌이며
그는 "만일 인류가 두 개의 적대적인 반쪽으로 나뉘어진다면 나는
민중들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한다. 여행 중 혁명사상을 살짝 살짝
내비치기는 하나 책 속의 체 게바라는 축구, 낚시, 포도주에 대해
들떠 이야기하는 스물 세살 청년. 젊고 순수하고 유쾌한 체 게바라를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