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감 찾고 "1년 더 대통령직 유지" ##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19일(이하 현지시각) "내년 7월
28일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6일
국가정보부장의 '야당의원 매수 비디오'가 폭로된 후 조기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며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페루 야당세력의 큰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후지모리는 지난 16일 이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날 밤
갑자기 대통령궁에 나타났다. 그는 대통령궁 정문 앞에서 페루 국기를
흔들며 모여 있던 수천명의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들은 손에
페루 국기를 흔들며 후지모리를 향해 "우리와 함께 있어달라" "우리를
떠나지말라"며 "후지모리"를 연호했다. 후지모리는 경호원의 도움도
받지 않고 대통령궁 정문 위로 올라가 페루 국기를 흔들었고, 그동안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해온 딸 게이코도 후지모리의 옆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후지모리는 이날 대통령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페루의 전통적인
대통령 취임일인 7월 28일까지 통치하겠다"며 "내게 주어진 임기가
있으며, 임기 동안 통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유권자
다수에 의해 선출됐다"고 밝힌 뒤 "야당이 요구하는 과도정부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후지모리는 이어 기자들에게 나눠준 자료를 통해, 오는 2006년 임기를
마친 대통령도 헌법개정 이후에는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후지모리가
현 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헌법 개정안의 의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지모리는 기자회견에서 '2006년에 활동을
재개하겠느냐'란 질문을 받고,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고
답해 재출마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야당의 다니엘 에스트라다 의원은 이에 대해 "후지모리가
재집권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범 야당 세력의 결속을
촉구했다. 후지모리가 7월까지 통치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입지 구축을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선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후지모리 퇴진
투쟁을 벌여온 야당 지도자 알레한드로 톨레도측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AP 등이 전했다.
한편 현지 분석가들은 이날 후지모리의 자신감에 찬 모습 등을
근거로 군부와의 타협이 끝난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