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최근의 경제상황 악화에 대해 서로 다른 원인 진단을 내리며
상대를 비난했다.
◆ 민주당
18일 당내 경제정책을 관할하는 제2정책조정위원회 전체회의를 긴급소집하고,
19일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을 부른 가운데 긴급 당정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당은 이번 위기상황이 유가 급등, 미 포드사의 대우자동차 인수
불발 등 예상 밖 상황 외에도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위기심리 확산에도 기인한
바가 크다고 보고, 정기국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해찬 정책위원회 의장은 "현 상황은 자칫 잘못하면 지난 2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라면서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리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그러나 주가폭락이 대우차
문제 외에도 금융경색,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복합적 요인과 관련된 만큼
주식시장 직접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세균 제2정조위원장은 "국회가 열려 공적자금을 적시에 투입하고
금융·기업 구조조정 관계법을 제때 통과시켰더라면 현재와 같은 금융경색 및
주가폭락 상황은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아니지만 조속한 국회정상화가 경제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유가폭등, 대우자동차 인수 문제, 금융경색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외국 투자자금의 추가 유출 방지를 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 경제 전문가들은 18일 "IMF위기를 맞았을 당시의 절박한
심정으로 돌아가 국내 경제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한구 제2 정책조정위원장은 정책 성명을 통해 "국내외 투자가들이
DJ정부 경제운영의 엉터리 진단과 속임수 정책에 대해 총체적 부실
판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노벨평화상'을
타기 위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면서 '대북한
묻지마 투자', '이벤트성 행사 위주로 짜여진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목요상 정책위원회 의장은 "정부가 집권 초기엔 개혁이란 명분에
매달려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경제를 망쳐놓더니, 후반기 들어서는
대북 관계만 신경을 쓰며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부담까지 지우며
파탄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만제 정책위 부의장은 "어설픈 구조조정이 문제의 근본적 치유도
못한 채 경제에 부담만 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동안 경제지표가
좋다고 자만했지만 이미 실물경제는 멍들어 있었고 이제 지표마저
실물경제의 실상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은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는
주가폭락의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 폭탄은 부실기업, 부실 금융,
특히 현대그룹 문제였다"면서 "지난 5,6월 과감한 수술에 착수해야
할 시점에서 정부는 시장의 기대와 거리가 먼 한가한 대응만 했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정부는 99년 이후 근거없는 자만심에 빠져 추진한
엉터리 정책을 포기하고 98년 초 IMF 초기의 비장했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