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은 한 달에 이틀뿐. 평소엔 자동차 라디오 세일즈에 정신이
없다. 그래도 사선에 서면 세계 최고의 명사수다.
시드니올림픽 사격 트랩부문 정상에 오른 마이클 다이아몬드(27·
호주)는 짝을 찾기 힘든 게으름뱅이다. 속칭 '클레이 사격'으로
알려진 트랩은 점토로 만든 접시모양의 표적을 맞추는 종목.
다이아몬드는 이 부문에서 애틀랜타에 이어 2회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사격은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많은 훈련량이 필요한 종목.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사격장에서 붙어 살다시피하는 동료들과
달리 훈련과 담을 쌓고 지낸다. 그는 “연습을 많이 하면 실전에서
긴장이 풀어져 바보처럼 쏘게 된다”며 “싫증이 나면 효율도
떨어지게 마련”이라는 별난 주장을 내세운다. 다이아몬드가 밝히는
평소 훈련량은 한 달에 하루. ‘변덕’이 나면 한 달에 이틀로
훈련량을 늘린다. 다이아몬드는 “사실 나만큼 연습 안 하는
올림피안은 만나본 일이 없다”면서 “훈련이 고된 수영이나
조정선수가 됐더라면 못 견뎠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다이아몬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실력을 유지하는 것은
어릴 적 부친으로부터 집중 훈련을 받은 덕분. 올해 초 암으로
사망한 사격선수 출신의 부친은 아들이 7세 때 격발 요령을
가르쳤고 20년간 코치를 맡아 세계적 선수로 키웠다. 다이아몬드는
"아버지로부터 집중력을 잃지 않는 법과 공격적으로 사격하는
자세를 배웠으며 이를 평생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연습이 적으니 평소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현재 자동차
라디오를 팔러 다니는 세일즈맨.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풀타임으로
일한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우승 당시엔 주류 판매업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다이아몬드는 "눈만 어두워지지 않는다면
40세건 50세건 표적을 맞출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