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아오던 김두영(여·11)양이 사망했다.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의 혈액 생산능력이 서서히 감소하는 병으로,
특히 혈소판이 부족해 잦은 출혈을 일으켜 수혈을 자주 해줘야 한다.
김양의 경우 혈소판 헌혈 공여자를 안정적으로 구할 수 없어 전혈(일반
헌혈)을 통해 얻은 여러 명의 혈액에서 조금씩 혈소판을 채취해야만
했고, 결국 회복이 안돼 사망했다.
송가희(5)양은 98년 10월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치료를 시작한 송양은 항암치료로 골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치료기간 동안 계속 수혈이 필요했다. 다행히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를 통해 부산서부경찰서 포돌이 헌혈단 등의
응급헌혈단과 연결돼 송양의 몸에 맞는 혈액을 가진 헌혈자를 여럿
찾을 수 있었고, 혈소판만을 수혈받는 성분헌혈을 받아 올 2월
골수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악성 혈액질환자들을 위한 성분헌혈의 활성화가 요구되고 있다.
성분헌혈이란 헌혈자가 수혜자에게 핏속의 필요한 성분만을 제공하고
피의 나머지 성분들은 다시 자신의 몸으로 주입하는 방식의 헌혈.
악성혈액질환자들의 경우 독성이 강한 항암제·방사선 치료나
질환자체로 인해 지혈작용을 하는 혈소판이 감소, 코피·혈뇨·혈변
등의 증상에서부터 장기 내출혈 등의 위험한 합병증이 오기도 한다.
이 경우 혈소판 수혈을 제때 받아 혈소판 수치를 올리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혈소판을 수혈받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혈액공여자로부터 혈소판만을 성분헌혈 받는 경우와 전혈을 한 뒤
전혈액에서 혈소판을 분리해 수혈하는 경우다. 성분헌혈의 경우에는
혈소판 수치도 빠르게 회복되고 부작용이 적지만, 전혈의 경우에는
전혈액 가운데 혈소판의 양이 얼마 안돼 여러 명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모아 수혈해야 하기에 혈소판 수치 회복효과도 낮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한양대병원 소아과학교실 이항(58) 교수는 "여러 사람들의 혈액을
섞어 수혈할 경우 환자의 몸에서 서로 다른 혈액끼리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켜 면역력이 생기면서 혈소판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다"며
"따라서 한 명의 혈액 공여자의 몸에서 혈소판을 얻어 수혈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문제는 성분헌혈의 경우 혈액 공여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하는데
2시간여의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 중앙적십자혈액원의 정윤진(27)
간호사는 "헌혈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성분헌혈을 권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전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실례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9년 전체 헌혈자 중 성분헌혈자의
비율이 18.2%로 일본의 24.7%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는 편이다. 또
혈소판은 적혈구와 달리 냉장보관이 불가능해 미리 준비할 수 없고
필요할 때마다 공여자를 찾아나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정정애 부회장은 "부산
서부경찰서처럼 대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응급헌혈단으로 조직돼
필요할 때 연락하면 바로 수혈해 줄 수 있는 연결망이 구축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사회봉사 차원에서 각 회사 대표나
기관장들이 부하중 골수기증자나 혈소판 헌혈공여자에 대해
배려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