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 상한제 입법 막아주겠다" 담배소송 변호사들에 79만불 받아 ##


14일자 뉴욕타임스(NYT)지가 앨 고어 부통령이 지난 95년 말 민주당의
불법 선거자금 모금 혐의와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미국 대선전이 선거자금 스캔들에 휩싸였다. 민주당 고어 후보측은
즉각 혐의를 부인했으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은 모처럼의
호재에 공세를 퍼부었다.

NYT 보도에 따르면 고어 부통령은 96년 대선을 앞둔 95년 11월
텍사스주의 5개 소송전문 법률회사 변호사들과 휴스톤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저녁 식사 직후 민주당측은 이들 변호사들에게 한
사람당 10만달러씩의 기부를 요청했고, 이들 변호사들은 이후 모두
79만 달러를 기부했다.

법무부가 조사에 나선 이유는 민주당측이 클린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와 결부시켜 변호사들에게 선거자금 기부를 종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행정부의 모종의 조치를 대가로 선거자금을
모으는 행위는 심한 경우 불법에 해당된다. 당시 공화당은 지나치게
높은 손해배상 소송금액을 제한하는 「민사소송 개혁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으나, 클린턴 행정부는 거부권 행사를 시사중인
상황이었다.

고어 부통령과 만난 텍사스 변호사들은 담배회사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이었고, 이 법안이 확정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입장이었다. 이들은 결국 클린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나중에 33억 달러라는 거액을 담배회사로부터 받아냈다. 의혹의
증거는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이었던 도널드 파울러의 전화
메모였다. 그의 보좌관이 작성한 이 메모에는 파울러 전 의장이
문제의 만찬 2주 후 월터 엄프리라는 변호사에게 10만달러짜리
수표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면서 『당신이 부통령을 만나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신이
10만달러를 기부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우리는 정말 그 돈이
지금 필요하다. 가능한 빨리 보내 달라』고 되어 있다.

고어측은 이에 대해 『부통령은 그런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파울러 전 의장도 『현명하지 못하게, 그 메모에
적힌 대로 통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어 후보의 대변인
짐 케네디는 『그 자료는 공화당과 법무부가 지난 3년 동안 갖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선거 1000 시간 전인 지금까지는 누구도
그 자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공화당의 언론플레이로
몰아 붙였다.

그러나 부시측은 NYT지 보도 내용을 고어의 신뢰성에 초점을
맞추어 강력히 비판했다. 부시는 이날『상황이 매우 혼란스럽다』면서
『고어가 96년 대선의 선거자금 모금 당시 중대한 선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은 조사와 스캔들에
지쳐 있다』면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
백악관의 명예와 존엄을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11월 대선 전에 정식으로 공개 조사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자넷 리노 법무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조사여부에 대해 말 할 수 없다. 법과 증거에 따라 모든
의혹을 검토해야 하지만,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변호사들이 민주당에 기부한
선거자금은 95년 말 만찬행사 이전까지는 74만7천여 달러였으나
행사 이후 4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민주당의 「자금줄」인
법률회사들은 현재 고어측 선거자금의 10%인 약 5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