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이산 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만나던 3박4일은 온 겨레가
함께 울었다. 그러나 그 많은 이산 가족 중에서 200명이란 숫자는 50여
년의 갈증을 풀기에는 물 한 방울에 불과하다.

이산 가족들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혈육의 정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양쪽 정부는 가장 빠른 속도로 이산 가족의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전력을 다해 생사 확인과 만남을 주선해야
한다.

고령의 이산 가족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이산가족 상봉단 선정에도
문제가 있다. 아무리 무작위 컴퓨터 추첨을 한다고 해도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사촌과 삼촌을 만나는 반면 고령의 노인들이
아내와 자식, 부모를 만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산
가족들의 만남을 보며 기뻐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나는 한편으로는 너무나
슬펐다. 전세계 앞에 노출된 우리 민족의 우매함과 잔인함 때문이었다.
이 지구상에 자기 혈육을 50년 동안 생사도 모르게 묶어 놓고 있는 민족이
우리 외에 어디에 또 있는가? 전세계 앞에서 너무 부끄러웠다.

우리를 두 동강이 낸 주변 강대국들은 다시 옛날의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반쪽 씩이다. 우리 민족은 정신을 차리고 지난
역사의 교훈을 똑바로 배워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강 사이에서
지혜롭게 미래를 열어가며 번영해 나가는 새로운 결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할렐루야교회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