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특사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
일행은 추석연휴 동안 서울 제주 대구 경주 등지를 둘러보며 바쁜
일정을 보냈다.
◆포철 경주 방문
김 비서 일행은 13일 제주 서귀포 중문단지 내 여미지식물원을
둘러본 뒤 오전 10시37분쯤 공군 CN-235기로 대구공항에 도착, 이의근
경북도 지사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포항으로 가 포항제철을 돌아보고
유상부 포철 회장 주최 오찬에 참석한 뒤 경주로 이동해 불국사 등
신라시대 유적과 경주문화엑스포현장을 돌아봤다. 김 비서 일행은
14일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제주방문
김 비서 일행은 방문 이틀째인 12일 임동원 대통령 특보의 안내로
제주도를 방문, 제주시의 민속자연사박물관과 삼성혈, 북제주군 애월읍의
항몽유적지와 한림읍의 분재예술원 등을 참관하고 한라산 1280m고지를
자동차편으로 등반했다. 오전 10시40분쯤 제주공항에 도착, 우근민
제주지사의 영접을 받은 김 비서 일행은 바로 자연사박물관, 삼성혈을
방문한 데 이어 「1100 도로」상에 있는 「신비의 도로(일명 도깨비
도로)」를 관광했다. 김 비서는 「도로가 오르막인데도 차가 저절로
굴러간다」는 설명을 듣고는 자신이 탔던 승용차인 체어맨 1호가 시동을
끈 채 굴러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김 비서는 "도깨비가 항상 있는
모양이지? 관광하기 위해 머리를 쓰시는구만. 누군지 참 잘
생각했다"고 했다. 김 비서는 오후에는 항몽유적지를 방문, "원나라
군대가 일본 정벌을 위해 고려를 침략했는데 일본을 정벌했느냐"고 물어
안내원이 "두 차례 시도했으나 태풍 때문에 실패했다"고 대답하자
"그걸 가미카제라고 하지"라고 말했다. 김 비서는 오후 4시30분쯤
예정에 없었던 한라산행을 요청, 영실코스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으나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몰아쳐 등반은 포기했다.
◆송이 전달식
김 비서 일행은 방문 첫날인 11일 오후 2시쯤 신라호텔 영빈관 2층
에메랄드룸에서 남측의 임동원 대통령 특보와 김하중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번 북한을 방문한 인사들에게
보내온 송이를 전달했다. 송이 전달을 위해 방문한 박재경 대장이 김하중
수석에게 송이 박스를 넘기며 "칠보산에서 특산품을 준비했다"고 말했고
김용순 비서는 "김 국방위원장이 내일 추석 아침상에 올려 송이 향취를
맛보기를 원한다"며 "오늘 중으로 전달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오후 7시30분쯤부터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박재규 통일부장관
주최 만찬은 좌석 배치에서 남북의 대표들이 서로 섞여 앉아 화합을
과시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동시 입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축하 건배를 제의했고, 한 북측
참석자는 「아침이슬」을 부르기도 했다.
( 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