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샘프러스(미국)는 과연 세계 최고이자 사상 최강의 선수였다.
US오픈 테니스 16강전서 이형택(24·삼성증권)의 꿈을 꺾고 8강에
오른 샘프러스는 7일 미 뉴욕 플러싱 메도에서 계속된 대회
준준결승에서 리하르트 크라이첵(네덜란드)에 3대1(4―6, 7―6,
6―4, 6―2)로 역전승, 준결승에 진출했다. 샘프러스는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이톤 휴위트(19·호주·세계9위)와 결승 티켓을
다툰다.
샘프러스는 1세트를 힘없이 내준 뒤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2―6까지 뒤져 벼랑 끝에 몰렸다. 한 포인트만 잃으면 2세트까지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거인의 몰락'을 예상하고
있을 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샘프러스가 대담한 패싱샷과
강렬한 서비스로 무려 6포인트를 연속으로 따내 전세를 8―6으로
뒤집어 버린 것. 주 경기장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탄성과 함께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샘프러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고 상대방인 크라이첵은 너무나 악몽 같은 결과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론 일사천리. 샘프러스는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진 크라이첵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승부를 결정지었다.
여자부에선 린지 대븐포트가 지난해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이상
미국)를 2대0(6―4, 6―2)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이로써 관심을
모은 비너스·세레나 자매 간의 결승 대결은 무산됐다. 대븐포트는
안케 후버(독일)를 2대1로 누르고 4강에 진출한 엘레나
데멘티에바(러시아)와 결승 티켓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