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게 됐다. 바로 2000시즌 프로야구
홈런왕 싸움. 한 때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2위를 다섯 개
차로 따돌리며 홈런왕 2연패가 유력했었지만, 이런저런 부상으로
주춤하는 사이 박경완(현대)과 우즈(두산)가 맹진격, 결국 3명이
35개로 동률을 이루었다.
3명의 슬러거 중 가장 유리한 선수는 맨 마지막으로 35홈런 고지를
밟은 우즈. 이승엽이 홈런왕 2연패의 경쟁자로 지목했던 우즈는 지난 달
29일 SK전부터 6게임에서 6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게다가 남은 경기 수도 가장 많다. 두산은 18경기가 남은 반면, 삼성은
16경기, 현대는 15경기가 각각 남았다. 우즈는 또 올림픽 기간 중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돼 대표팀에 차출된 두 경쟁자보다 체력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1985년 이만수 이후 15년 만의 포수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경완도
특유의 몰아치기로 타이틀 획득을 노리고 있다. 박경완의 이점은
더 이상 팀 배팅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현대가 이미 정규시즌
드림리그 1위를 확정지어 팀 플레이에 상관없이 큰 스윙으로 홈런을
노릴 수 있다. 그는 올 시즌에만 3연타석 홈런을 3차례 기록했다.
이승엽은 가장 불리한 입장. 무엇보다 몸 상태가 여의치 않다.
8월 중순부터 등 부상으로 고전하더니 이번엔 무릎부상으로 최근
5경기에 결장했다. 올림픽 대표팀 주포로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감까지 안고 있는 이승엽은 1998년에도 7월까지 홈런 선두를
질주하다가 무섭게 추격해 온 우즈에게 덜미를 잡힌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승엽이 부상에서 회복돼 올림픽에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오히려 타격감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