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장애인 정보화교육원...재기정보 얻고 실직의 고통 잊어 ##
『세상으로 향하는 새로운 창이 내 앞에 열린 느낌입니다.』
5일 오전 11시 부산시 동구 초량3동 아키빌딩 6층. 국제장애인협의회
사무실 맞은편 스무평 남짓한 공간에 마련된 「국제장애인 정보화
무료교육원」은 「컴퓨터 삼매」에 빠진 장애인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펼쳐놓은 노트에 꼼꼼히
필기를 하는 이, 옆사람을 흉내내며 요령좋게 진도를 따라가는 사람,
아무래도 안되겠다는 듯 『선생님!』을 외치는 사람들. 휠체어와 목발,
말을 듣지않는 손발을 놀리려 짓는 힘겨운 표정들만 아니라면 이곳은
다른 컴퓨터학원과 별다를 것이 없었다.
「국제장애인 정보화 무료교육원」이 지난 6월 22일 문을 열었다.
『정보화시대에 소외받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재활과 사회참여의 길을
제공하자』며 국제장애인협의회(이사장 허삼수)가 나섰고,
라이온스클럽과 부산일보 등 지역 사회단체와 개인들이 21대의
펜티엄PC를 내놓았다.
그동안 정보화시대의 사각지대를 맴돌던 장애인들의 열망은 협의회
관계자들조차 놀랄 정도였다. 한결같이 『진작에 이런 기회가 생겼어야
했다』며 수강신청을 해왔다. 매기별로 오전과 오후로 나눠 2시간씩
2개월간 이뤄지는 강의는 이미 내년1월까지의 수강등록이 마감됐다.
지난 8월 16일 수료식을 가진 1기생들 대부분이 혼자 나다니기 힘든
처지였지만 출석률은 늘 90%를 넘었다. 『대부분이 처음엔 전원켜는
방법조차 몰랐어요. 이런 열성이 얼마나 가겠나 했는데…. 정말
나중에는 눈물이 날 지경으로 열심히들 하셨어요』(김지영 강사).
이곳의 학생들은 모두 30~60대 사이의 장애인들 혹은 그 가족들.
이날 수강 이틀째를 맞은 2기 수강생들은 컴퓨터 파일과 디렉터리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교통사고로 가슴 아래가 마비돼 마우스 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던
윤만상(53·지체장애1급·부산시 해운대구)씨는 『8주가 아쉬워
매일 1시간씩 일찍 나온다』고 했다. 장애를 입기 전 기업의 임원으로
해외출장도 많이 다녔다는 윤씨는 『비교적 형편이 좋은 나도 재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컴퓨터 교육은 장애와 가난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대부분의 장애인들에게 정신적 소외감을 극복하고 자활의 길을
열어주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남편과 함께 매일
교육장에 나오는 부인 조태분(여·48)씨도 『인터넷을 통해 재활정보도
얻고 남편과 같은 장애인들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고 실직상태인 금인하(40·
지체장애3급)씨는 『컴퓨터 앞에 있으면 장애와 그로 인한 실직의
고통을 잊는다』며 『이번에 컴퓨터를 제대로 배워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신박약아 딸을 둔 문순지씨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딸애를
챙기느라고 집 밖을 나서지를 못했다』며 『인터넷을 배워 나처럼
장애아를 둔 부모들과 채팅이나 E-메일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사 김씨는 『컴퓨터를 이용한 작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가장 적은 분야』라며 『수업을 시작하기 1~2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수업이 끝나도 돌아갈 줄 모르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장애인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힘들다』는 국제장애인협의회 강충걸 사무국장은 『약시를
앓는 시력장애인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갖추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