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버
클레멘스 슈타틀바우어 등 지음
전재민 등 옮김, 참솔


별 하나 찍힌 베레모를 쓴 체 게바라의 얼굴. 그 유명한 포스터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구인지 관심 가진 사람이 없다. 알베르토
코르다라는 사진작가가 찍었는데, 그는 그러한 무관심에 걸맞게도
사진을 찍고도 돈 한푼 못 건졌다. 게바라 사후 첫 6개월간
100만장이나 팔렸다는 포스터의 사진인데도 말이다. 한 출판업자에게
카스트로 사진을 팔면서, 그는 게바라의 사진을 덤으로 넘겨주었던
것이다.

그를 두고 저자들은 '페히포겔(Pech Vogel)'이란 용어를 쓴다.
'불운한 혹은 불행한 사람'이란 뜻이란다. 책은, 사진작가
코르다처럼 자신의 아이디어로 다른 사람을 부자로 만든 '페히포겔'
23명을 소개하고 있다. '나이키' 로고를 만든 캐롤린 데이비드슨은
로고를 넘기며 35달러만을 대가로 받았을 뿐이다. 전자 게임
'테트리스'를 발명한 바딤 게라시모프는 단 한번의 서명으로
부와 명예를 잃었다. 조지 오웰, 헤밍웨이를 거부한 출판사들은
순간의 판단착오로 베스트셀러를 놓친 사람들이다.

저자들이 밝히듯 이 책은 남의 불행을 다루고 있어, 당사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재미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들의 실패담을 조사하면서,
'불운'을 겪고도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발견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불운할 수도 있지만, 희망을 보여주는 '페히 포겔'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