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 사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눈이 약간
충혈되거나, 침침해지면 약국 등에서 안약을 쉽게 구입해 사용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안약은 눈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모 방송국 리포터 김모(29)씨는 잘 충혈되는
눈을 감추기 위해 약국에서 미용안약을 구입해 습관적으로 사용했다.
1년반쯤 지나 눈이 침침해져 안과를 찾은 그녀는 녹내장이 생겼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수술로 실명 위기는 넘겼지만, 시야가
좁아지는 피해를 입었다.

충혈된 눈을 맑게 해준다는 안약의 주요 성분은 혈관수축제와
덱사메타존이란 스테로이드. 이중 스테로이드 성분이 녹내장을
일으킨 것이다. 덱사메타존은 1~2주일 가량 사용하면 안압이 올라갈
수 있으며, 그 압력이 안구 뒤쪽으로 전달돼 시신경을 압박한다. 그
결과 시신경섬유가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이 생기는 것이다.

안약에는 항생제도 많이 들어 있다. 점안 항생제의 오남용은
심각하다. 감염성 안과질환 중 세균에 의한 것이 95.3%를 차지하는데,
세균 중 포도상구균에 의한 안과질환은 페니실린에 대해 90% 이상의
내성을 보이고 있다. 항생제 안약 남용의 결과다. 더욱이 값비싼
퀴놀론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율도 이미 10%를 넘어서고 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병이 생겨도 치료약을 구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눈병 치료를 위한 점안 항생제 사용은 엄격한 기준을 따라야
할 뿐 아니라 의사의 판단 없이 임의로 장기간 사용하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또 가벼운 각막염, 결막염 등에는 퀴놀론계 점안 치료제를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성공제·영동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