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한국·홍콩 장애인 친선 보치아(Boccia) 대회」가 열린
서울 주몽학교(장애인특수학교) 체육관. 휠체어를 탄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 10여명이 가로 6m·세로 12.5m의 경기장 안에 모여 파란 공과
빨간 공을 굴리며 경기를 벌였다. 표적 공을 겨냥하는 눈초리가
날카로웠다. 힘 조절을 하는 선수들은 곧 땀에 젖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 경기는 각 팀이 모래가 든 6개의 공을
각각 굴려서 표적에 가장 가깝게 붙이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공이
표적에 가깝게 접근할 때마다 탄성이 터졌다. 『파이팅』 소리가
체육관을 뒤흔들었다. 한 게임 한 게임 끝날 때마다 선수들끼리
휠체어를 붙여가며 악수를 나누고 서로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6시간여 동안 계속된 경기 내내 선수들은 흥분과 초조함으로 공을
던지며 실력을 겨뤘다. 결과는 29게임 중 24게임을 이긴 한국팀의
승리. 선수들은 땀에 전 티셔츠를 서로 바꿔 입고 준비해온 기념품도
교환했다.
이진우(28·국가대표) 선수는 『장애인 스포츠 역사가 짧은 홍콩
선수들이지만 기량이 훌륭하다』며 『스포츠를 통한 세계 장애인들의
교류 기회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을 한달여 앞두고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주최하는 장애인 보치아 대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30일엔 일산
홀트복지타운에서 뉴질랜드 선수들과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또
다음달엔 제11회 전국 뇌성마비 장애인 보치아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뇌성마비스포츠레크리에이션협회(CP-ISRA)가
주관하고 개인전, 2인전, 단체전 등으로 나눠 진행한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대회를 통해 도입됐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98년 뉴욕선수권에서 단체전 우승을 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이다.
이번 뉴질랜드와 친선대회는 뉴질랜드 장애인올림픽위원회가 제안해
이뤄졌다. 방한한 선수 4명 모두 국가대표급. 지난 28일 가진
환영만찬회에서 앤디 로체(Andy Roche) 뉴질랜드 선수단장은 『한국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나 훌륭한 기량을 접했다』며
『이번 경기를 중증장애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당당하게 외국과
교류하는 모범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뉴질랜드측으로부터 장애인스포츠 역사책을 선물받은
한국뇌성마비복지회 김학묵 회장은 『보치아를 비롯한 스포츠가
장애인 재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더 많은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더 많은 친선대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보치아...공 6개 굴리거나 던져 표적 맞히기
세계적인 장애인 스포츠로 알려져 있는 보치아(Boccia) 경기는
개인전, 2인조전, 단체전(3명)으로 나뉜다. 양팀에 파란색 공과
빨간색 공이 각각 6개씩 주어지고, 표적인 하얀 공에 가까이
굴리거나 던질수록 유리하다.
선수들은 가로 6m ·세로 12.5m의 경기장 안에 자리잡고, 한 팀이
하얀 공을 경기장 안에 던져 놓고 게임을 시작한다. 제한된 시간은
없으며, 공이 표적에서 멀리 떨어진 팀이 상대 팀보다 앞설 때까지
계속 던지게 된다. 이렇게 번갈아 던진 뒤 표적에 가장 가깝게
공을 던진 팀이 해당 세트를 이기게 되고, 점수는 표적에 가장
가까운 상대 팀 공보다 더 가까운 공의 갯수만큼 얻게 된다. 예를
들어 경기 결과, 표적에 가장 가까운 파란색 공보다 더 가깝게
위치한 빨간색 공이 3개 있다면, 그 세트는 빨간색 공 팀이 3점을
얻게 되고 파란색 공 팀은 점수가 없다. 경기 횟수는 개인전 4세트,
2인조전과 단체전 6세트로 진행되며, 각 세트 점수를 합산해 승패를
가린다. 공은 양가죽으로 만들며 핸드볼 공보다 조금 작고 300m가량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