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극성을 부리는 독일 극우파 정당에 과거 극좌파들이 참여하고
있다.

60~70년대 적군파 테러리스트였던 호르스트 말러(64)가 극우파 정당인
신나치당(NPD)에 참여, 주도적 이론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말러는 30여 차례의 적군파 테러에 연루돼 지난 70년 14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80년 석방된 뒤 변호사로 활동 해왔다. 말러는 90년대
이후 극우파의 이론가로 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신나치주의자들의 폭력 사태와 관련해 말러가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는 것.

그는 지난해 말 과거 독일사회주의학생연합(SDS) 지도자 2명과 함께
공동으로 「68운동에 대한 표준 선언문」을 발표, 새로운 극우파 이론을
정립했다. 프랑스의 르몽드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말러는 60년대
서구 학생 운동의 대명사였던 「68혁명」세대를 재평가하는 이 선언문에서
"68운동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혹은 제3세계적 가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것은 단순히 각 민중의 민족혁명과 사회혁명적
권리를 위한 것이었다"고 규정했다. 신나치당이야말로 민족적 저항의
형상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68혁명을 통해 민족혁명가들의 양날개가
태어났다"며 "그 양 날개는 신좌파와 신우파"라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을 좀 더 살피면 이렇다.

「신좌파의 목표는 미국주의에 저항하는 전투였고, 신우파의 목표는
소비에트주의에 맞서는 것이었다. 신우파는 자신의 목적을 이뤘으며
그 뒤에는 점점 더 미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맞서고 있다. 민족혁명의
양 날개는 점차 통일되고 있다. 그것은 독일사회주의학생연합을
외국인들과 서구 패권주의자들의 침략에 맞서는 민족혁명가들과
독일민중의 전위 세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오늘날은 우파
민족혁명세력이 과거 좌파 학생들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말러는 이 선언문에 앞서 지난해 여름 「유태인과 독일에 대한
테제」를 발표했다. 그는 이 테제에서 "미국 경제와 군사력을 이끄는
유태인들은 세계를 지배하려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하며
극우파 폭력에 대한 책임을 반독일 세력에 전가했다. 하지만
세인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말로의 혁명론보다 극좌에서 극우로
전향한 그의 인생 악순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