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요정 중 하나였던 강북구 우이동「선운각」 터가
종교단체 시설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지금은 실소유주 김일창(60)씨가 한정식집 「고향 산천」을
열고 있으나 지난 8일 법원에서 할렐루야 기도원으로 소유주 인도
명령이 났다. 이에 앞서 할렐루야 기도원은 84억5000만원에 낙찰받아
지난 7월 13일 소유권을 바꿨다. 그러나 김씨측은 『100억원에
매입하겠다던 약속을 기도원측이 저버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도원측은 이 건물을 인수하면 청소년 수련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도원 사무장 나진조씨는 24일 『건물을 넘겨받으면 안전진단을 거쳐
수련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북구청 관계자는 『선운각
터가 북한산 국립공원 지역내이기 때문에 종교시설을 지을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옥 건물인 「고향 산천」은 경관이 수려한 북한산 자락의 대지
1만5000평에 자리잡고 있다. 첫 영업은 지난 67년 실소유주였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후처로 알려진 장모씨 명의로 「선운각」이란 옥호로
시작됐다. 그 후 70년대 「삼청각」 「대원각」과 함께 장안 최고의
요정으로 밀실정치의 무대가 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자주 연회를
가졌으며 3부요인이나 방한한 외국 원수들이 자주 이용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70년 이 곳의 얼굴마담이었던 정인숙씨가 한강변에서
총상을 입고 변사체로 발견돼 화제를 뿌렸고 이곳을 드나들던 정재계
거물들의 프로필이 적힌 '정인숙 리스트'는 지금도 정치비사의 한
페이지를 이루고 있다.

79년 박 대통령 시해사건 이후 선운각은 중앙정보부의 영향력을
벗어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86년 현주인인 김일창씨가 인수했으며
95년 말 현재의 「고향산천」으로 모습을 바꿨다.

한편 삼청각은 지난 6월 서울시 문화시설로 지정됐으며, 대원각은
96년 불교계에 기증돼 과거 정치의 산실이던 3대 요정이 모두 공공시설이나
종교시설로 유전하게 됐다.